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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만 집중” 김민재, 발언 좀만 신중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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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만 집중” 김민재, 발언 좀만 신중했다면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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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와의 A매치가 끝난 상암월드컵경기장 내 믹스트존(공동경비구역)은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취재진이 몰려 있었다. 대부분의 취재진은 이날 경기에서 골을 넣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 FC)과 종횡무진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레알 마요르카)에게 몰려 있었다.

김민재가 파장을 일으킨 발언은 다른 선수들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그 틈 사이에서 나왔다. “힘을 많이 쥐어짜서 뛴다는 느낌이 들었는데”라는 물음에 김민재는 “그냥 지금...좀 힘들고 멘탈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고, 당분간…당분간이 아니라 지금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고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만 좀 신경을 쓰고 싶어서…”라고 했다.

지난 2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상 없이 대표팀에서 활약을 이어가는 게 목표”라며 “몸이 다하는 한 계속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김민재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2 패배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김민재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2 패배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우루과이전 이후 김민재의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은 ‘은퇴 시사’라고까지 했지만 현재로서는 확실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김민재의 발언을 그대로 따져보자면, 말 그대로 체력과 정신이 모두 지친 ‘번아웃’이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은 가능하다.

김민재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치른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컵대회까지 35경기에 출전했고 이 중 4경기를 제외하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카타르월드컵 때 오른 종아리 부상을 입었고 회복했으나 최근 12일 아탈란타와의 2022~2023시즌 세리에A 26라운드 홈경기에서 종아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나흘 뒤 UEFA 챔피언스리그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16강전 2차전에 선발 출전하며 66분을 소화했다.

20일(한국시간)에는 토리노와의 리그 27라운드에서 풀타임을 뛰고 21일 국내로 귀국했다. 그리고 이번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A매치 두 경기를 전부 풀타임 소화했다. 한국은 2경기에서 4골을 내주면서 수비에 아쉬움을 내줬다.

김민재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공을 갖고 전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김민재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공을 갖고 전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런 상황이기에 김민재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뛰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본인이 힘들다는 것을 말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짧은 인터뷰만 가능한 믹스트존에서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꺼낸 점은 아쉬운 점이다. 그는 궁금증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채 이곳을 떠났다. 

김민재가 국가대표로서 자기의 말 한마디가 팬들과 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발언이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 이유다.

이날 이강인의 인터뷰와 당연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이강인은 “월드컵 이후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축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감사하다. 더 좋은 평가를 위해 더 좋은 내용을 하겠다”라며 “모든 선수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29일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올해 1월쯤 협회에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했다. 협회가 설득해 김민재가 이번 소집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과의 면담에서도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당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4월 나폴리를 방문해 김민재를 만날 예정이다.

한편, 김민재는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전날 발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지만 팬들의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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