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3월 악재’ 프로야구, 팬심을 늘 기억하라 [기자의 눈]
상태바
‘3월 악재’ 프로야구, 팬심을 늘 기억하라 [기자의 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30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지난 1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선수들의 귀국현장은 초라했다. 선수들은 발 빠르게 입국장을 빠져나갔고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굳은 얼굴로 인터뷰를 했다. 목표한 성적을 이루지 못했고 특히 일본전에서는 맥없는 경기를 펼쳐 여론과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인천공항에는 그럼에도, 한국 야구를 응원하는 팬들이 있었다. WBC의 성적표는 분명 아쉽고 개선이 필요하지만 야구를 안 보진 않겠다고 했다. 20대 두 여성 팬은 “(대표팀이 부진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응원했다”고 했다. 24살 남성 팬은 “야구를 계속 볼 거다. 끝까지 (야구) 팬이기 때문에 수고하셨다는 말과 앞으로 잘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국제대회에서 참사에 가까운 부진을 했다고 팬들이 단번에 등을 돌리지 않는다. 부진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앞으로 나아지면 되는 일이다. 올해 시범경기에는 16만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을 포함해 평일 오후 1시~2시에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대 적은 수가 아니다. 특히 주말은 유료였지만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팬들은 스포츠를 사랑하고 야구를 즐긴다.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시즌 개막(4월1일)을 코앞에 두고 있는 KBO리그는 ‘3월 악재’와 마주해야 했다. WBC 부진에 이어 지난 23일에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아동청소년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구단에서 방출됐다. KBO로부터는 참가활동정지 조치를 받았다.

그러더니 개막을 사흘 남긴 29일에는 KIA 타이거즈 장정석 단장이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일이 일어나 파장이 일었다. KIA는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장 단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KIA는 “구단은 지난해 모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제보를 지난주에 받은 후 사실관계 등을 파악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사실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장정석 단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최종 해임 조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장 단장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포수 박동원(LG 트윈스)과의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정석 KIA 타이거즈 전 단장. [사진=연합뉴스]
장정석 KIA 타이거즈 전 단장. [사진=연합뉴스]

KIA는 사과문을 통해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개막을 앞둔 KBO리그 전체에 누를 끼치게 돼 리그 모든 구성원분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실망은 컸겠지만 이런 사건, 사고가 일어났다고 해서 이번에도 팬들이 곧바로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팀’을 목청 높여 응원하고 승패 하나하나에 울고 웃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또 기대하고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안고 있으니까. 이런 정성 어린 팬들이 있기 때문에 프로야구는 또 한해를 지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야구 선수와 모든 관계자는 또다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팬들이 있다는 것을.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