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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뷔 초반부진 LG, '어게인 2014'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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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뷔 초반부진 LG, '어게인 2014' 과제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25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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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베테랑 부상 공백 메워줄 신예들의 활약·요행 바라지 않는 경기운영 필요

[부산=스포츠Q 이세영 기자] ‘어게인(AGAIN) 2014’의 외침은 허상일까. LG 트윈스가 반등할 듯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비교적 상대 전적이 좋은 롯데 자이언츠를 제물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위닝시리즈에 실패했다.

갈 길 바쁜 LG에 주말 3연전 1승 2패는 아쉬움 그 자체다. 특히 상대 타선에 모두 41점이나 헌납한 마운드는 구위와 제구력을 모두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여기에 주전 가운데서도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베테랑들이 부상을 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LG 입장에서 얻은 것이 별로 없었던 사직 3연전이었다.

LG는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경기에서 초반부터 대량 실점을 기록하며 3-10으로 졌다. 경기 후 양상문 LG 감독은 “힘에서 졌다”는 짧은 소감을 남긴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시즌 26패(19승 1무)째를 당한 9위 LG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공동 5위 넥센, 롯데(이상 24승 22패)에 4.5경기 뒤처졌다. 선두 두산과 격차는 8경기.

▲ [사직=스포츠Q 노민규 기자] LG 오지환(가운데)이 24일 KBO리그 사직 롯데전에서 2루서 포스 아웃되고 있다.

지난해 LG는 5월까지 9위로 처지고도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여름부터 대반격에 나서며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실현했다. 올해도 시작은 최하위권이다. 지난 시즌과 같은 기적 사례가 있기에 선수단 모두 희망을 갖고 있지만 ‘여기서 더 밀리면 힘들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함께 존재한다.

◆ 이진영마저…베테랑 부상 공백, 신예들이 메워야

LG는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베테랑들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어린 선수들은 웬만큼 잘 하지 않는 이상, 형님들의 벽을 넘는 게 어려웠다. 관록이 패기를 지배하고 있는 팀이 바로 LG다.

하지만 야수들 가운데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이 라인업에 한 명이라도 있는 것과 한 명도 없는 것은 180도 다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알려주거나 사기가 꺾였을 때 버팀목이 돼줄 수 있는 노장이 없다면 팀 전체가 우왕좌왕할 수 있다.

LG는 지난주 베테랑들이 약속이나 한듯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19일 목동 넥센전에서 이병규(9번)가 수비 도중 허벅지 통증을 느껴 교체 아웃됐다. 복귀까지 6주 이상이 필요한 상황. 21일에는 정성훈이 다쳤다. 목동 넥센전에서 1루 땅볼을 친 뒤 1루 베이스를 밟다 오른 발목을 다쳤다.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정성훈은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2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경기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하던 박용택이 허리 통증을 느껴 라인업에서 빠졌고 24일 롯데전에선 주장 이진영이 내야 안타를 위해 1루까지 전력으로 뛰다 왼 햄스트링 뒤쪽 부상을 당했다. 장기 이탈이 염려되는 부상이다.

이병규(9번)와 정성훈, 박용택, 이진영은 LG 타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테랑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지난 2년간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을 터. 팀 입장에선 하루빨리 돌아와 전력에 보탬이 되길 바라겠지만 부상 부위와 회복이 더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조기 복귀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대체 자원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하는 LG다. 다행히도 이들은 롯데와 3연전을 치르며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나성용은 LG 유니폼을 입고 1군에서 치른 첫 경기 첫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치며 존재감을 높였다. 황목치승은 롯데와 3연전 동안 16타수 8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양석환과 이민재, 채은성 등도 날카로운 방망이를 자랑하며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신예들의 활약을 지켜본 양상문 감독은 “점수를 많이 내고 못 내고를 떠나서 확실히 생동감은 있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팔딱팔딱 뛰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 달 이상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지 못하는 LG는 젊은 선수들의 지속적인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사직=스포츠Q 노민규 기자] 롯데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오른쪽)가 24일 KBO리그 사직 LG전에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자 LG 3루수 양석환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우주의 기운' 시즌2? 최상의 시나리오 펼쳐질까

지난해 ‘우주의 모든 기운이 LG쪽으로 모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로 LG의 4강 진출 과정은 극적이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2013년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놨던 전임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4승 12패 1무의 성적을 거둔 17경기 만에 자진 사퇴했다. 후임 양상문 감독이 5월 13일 사령탑에 올랐지만 6월 7일까지 17승 33패로 승패 마진이 –16까지 떨어지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여기서부터 반전드라마가 시작됐다. 코리 리오단과 에버렛 티포드로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를 가동한 LG는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으로 리그 최정상급 5선발을 완성했다. 이들이 마운드에서 묵묵히 버텨준 것이 컸다. 그 사이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쏠쏠한 활약을 펼쳤고 김용의, 이진영, 박용택, 최경철 등 주전 타자들이 돌아가면서 제 몫을 해줬다.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린 LG는 정규리그 마지막 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고 최종순위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도 지난해와 성적은 비슷한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지만 요행을 바라서는 안 된다.

시즌 초반 어그러져있던 5선발 퍼즐이 류제국, 우규민이 복귀하면서 완성됐으며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도 부상을 털고 합류,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가을야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던 지난해 기적을 이룬 LG이기에 지금부터 반등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지만 지난해 중요한 순간마다 찾아온 행운이 올해도 따를 것이라는 보장 역시 없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렀을 때 최상의 시나리오도 따라올 것이다. 당분간 젊은피들의 분발과 투혼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반등을 하나씩 노려야만 하는 LG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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