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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쉰’ 이승엽 감독 “선수들 누구나 잘해도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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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쉰’ 이승엽 감독 “선수들 누구나 잘해도 애틋하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0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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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일반적인 승리하고는 다른 기분이네요. 의미 있는 승리입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은 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이 끝나고 난 뒤에 목이 쉬어 있었다. 감독 데뷔전이 얼마나 고됐는지는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두산과 롯데의 이날 경기는 개막전부터 혈투에 가까웠다. 동점이 3번이나 나왔고 경기는 연장으로 갔다. 마운드에 투수는 양 팀 합쳐 18명이 나왔다. 4시간 43분의 긴 시간 끝에 마침표를 찍은 건 두산이었고 이승엽 감독은 웃을 수 있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이 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두산은 이날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3점 홈런을 앞세워 롯데를 12-10으로 이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사령탑 데뷔로 큰 관심을 몰고 다닌 이승엽 감독은 그제서야 웃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이 경기 후 처음으로 한 말은 “힘들었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였다. 그는 “힘들었다가 역전시키면 좋아졌다가… 목이 쉬었다”고 했다. 역전을 당했을 때는 힘들었을 것이고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느라고 목소리가 쉬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을 믿었다.

이 감독은 “승리를 했다는 것보다 5점 차이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의 힘을 느끼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이 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이 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날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데뷔전 승리를 한 이 감독과 기쁨을 마음껏 표시했다. 이 감독에게 승리를 축하하는 꽃다발이 전달됐고 물 세례도 이어졌다. 박정원(두산그룹 회장) 두산 베어스 구단주도 이 감독과 악수하며 축하했다.

세리머니에 대해 묻자 이 감독은 “선수 때보다 좋던데요? 진짜 기분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선수 때는 제가 잘하면 기분 좋았는데, 지금은 9명(선수들) 누구나 잘해도 선수 때 (동료들을 바라보는 것) 보다 더 애틋하다”며 “동료가 아니라 스승과 제자이기 때문에 제 기분이 올라간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이 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로하스의 끝내기 공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이 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로하스의 끝내기 공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 감독은 인터뷰를 마친 뒤 이날 데뷔전 승리를 확정지은,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공을 잡고 포즈를 취했다.

그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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