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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선택한 ‘통합우승’ 전력 = 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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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선택한 ‘통합우승’ 전력 = 흥국생명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1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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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젠 통합 우승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전력을 갖춘) 팀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배구 황제’ 김연경(35)은 지난 10일 V리그(프로배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에 뽑히고 난 후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 가능성까지 열어놓았지만 그는 이날 현역 선수로 더 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그의 행선지가 단숨에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연경은 그로부터 엿새 만에 FA 계약을 했다. 김연경이 통합 우승을 위해 선택한 팀은 원소속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였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총보수액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옵션 3억원) 1년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이로써 2005~2006시즌 V리그에 데뷔한 김연경은 6시즌을 흥국생명에서 뛰어 FA 자격을 얻었고 자신의 7번째 시즌도 핑크색 유니폼과 함께 하게 됐다. 2년 연속 V리그 연봉 퀸에도 올랐다.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KOVO]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KOVO]

배구에서 FA 계약은 보통 3년으로 이뤄진다. 3시즌이 지나야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연경은 1년만 계약했다. 지난 10일 “(FA계약은) 3년이라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고 1년, 1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그대로다. 1년을 뛰고 은퇴 여부를 다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구단을 통해 “지난 시즌 6000석을 가득 채워준 팬들의 함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에 아쉽게 놓친 우승컵을 다음 시즌에는 꼭 들어 올리고 싶다. 그동안 많은 배려를 해주신 흥국생명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4시즌 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쳤지만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큰 이유는 김연경의 가세다.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기량은 여전히 최고다. 올 시즌 34경기에서 669점으로 득점 전체 5위·국내 1위에 올랐고 공격성공률(45.76%)과 시간차 공격성공률(61.29%)은 전체 1위다. 리시브 효율 8위(46.80%), 디그 10위(세트당 3.713개)일 정도로 수비도 좋다. 코트 밖에서는 좋은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이끈다.

[사진=흥국생명]
김연경이 16일 흥국생명과 1년 총보수액 7억7500만원에 FA 계약을 했다. [사진=흥국생명]

흥국생명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2승3패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김해란, 김미연 등이 있어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추가 FA 영입 가능성도 있다.

올 2월 부임한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감독이 본격적으로 시즌을 꾸려간다는 점도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솔직히 말해서 시즌 막바지에 부임해서 적응이나 선수 파악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 역시 김연경의 흥국생명에서 뛰길 바랐다. 아본단자 감독은 챔프전 준우승 후 “흥국생명에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김연경이 있어야 잘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연경은 키플레이어다”라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생명은 “아본단자 감독이 이번 계약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보도자료에 썼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은 배구 선수로서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 등 많은 부분에 있어서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라 생각한다. 이런 선수와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팬들. [사진=스포츠Q(큐) DB]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팬들. [사진=스포츠Q(큐) DB]

김연경도 “내 생애 처음 맞이하는 FA라 생각이 많았다. 감독님의 시즌 구상 계획이 내 마음을 결정하게 만든 큰 이유였다”라고 밝혔다.

김연경이 흥국생명과 함께 하게 되면서 다음 시즌도 홈구장 인천삼산체육관은 팬들로 들썩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홈 18경기에서 총 8만1708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4539명이다. 올 시즌 여자부 전체 경기당 평균 관중(2611명)에 2배 가까이 된다. 삼산체육관은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합쳐 7번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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