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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종이 추가됐다, 야구계는 지금 '스위퍼'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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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종이 추가됐다, 야구계는 지금 '스위퍼' 열풍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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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NC 다이노스 에이스 투수 에릭 페디(30)는 올 시즌을 앞두고 비시즌 기간 LA 다저스 투수 셸비 밀러에게 스위퍼 그립을 배웠다. 약 한 달 간 연습했고 올해 NC 스프링캠프 합류 후 실전에서 쓰면서 감각을 끌어 올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스위퍼를 던진다. 올해 메이저리그(MLB)에 스위퍼 열풍을 물고 온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만큼의 빠른 구속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변화구 구종이 하나가 야구계에 뜨거운 화두로 뛰어올랐다. 오타니가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을 잡았던 구종, 바로 스위퍼(Sweeper)이다.

MLB닷컴은 “스위퍼는 야구계에서 가장 뜨겁다”고 했다. 스위퍼는 공이 홈플레이트를 옆으로 쓸어버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변형 슬라이더라고도 한다. 전통적인 슬라이더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성질이 강했다. 스위퍼는 아래로 떨어지는 폭보다 양쪽 옆(수평)으로 휘는 폭이 크다. 오타니가 트라웃을 잡을 때 던진 스위퍼는 시속 140km였고 휜 폭은 17인치(43.18cm)였다. 공이 타자의 몸 쪽으로 들어오는 듯하다가 공이 확 꺾여 반대편 끝으로 가버리니 타자에게는 속수무책이다. MLB닷컴 공식 홈페이지 산하 기록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Baseball-Savant)는 구종 분류에 스위퍼와 슬러브(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를 포함했다.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사진=NC]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사진=NC]

오타니는 올 시즌 스위퍼를 가장 많이 던진다. 올 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해서 총 148개를 던졌다. 전체 구종 296개의 정확히 절반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 2승 무패 평균자책점 평균자책점 0.47로 순항 중이다. 2021년 14승10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던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는 2년 전보다 평균 구속이 2마일 가량 떨어지자 비시즌 스위퍼를 연마했다.

스위퍼가 이전까지 없었던 구종은 아니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우린 수년 동안 스위퍼를 봤다. 일본프로야구도 널리 퍼져 있다”고 했다. 이미 훌리오 유리아스(LA 다저스) 등 여러 투수가 던졌다.

존재했던 구종이 뒤늦게 이름을 얻게 된 셈이다. 옆으로 휘는 게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스위퍼를 슬러브의 “재브랜딩”이라는 의견도 있다. 뉴욕 양키스는 2021년 스위퍼를 “소용돌이”(Whirly)라고 부르기도 했다. 페디의 스위퍼도 양쪽으로 확 꺾이기보다는 슬러브처럼 끝에서 약간 떨어진다.

LA 에인절스 투수 오타니 쇼헤이. [사진=AP/연합뉴스]
LA 에인절스 투수 오타니 쇼헤이. [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페디는 “슬러브와 스위퍼는 같다. 다른 점은 구속”이라고 한다. 국내 투구 분석표에는 스위퍼와 슬러브를 분류하지 않는다. NC 관계자는 “페디의 스위퍼는 커브로 분류된다”고 했다. 페디가 커브를 따로 던지기 때문에 경기당 어느 정도 던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커브만 놓고 보면 경기당 전체 투구 수의 20%가량 된다.

강인권 NC 감독은 "다른 투수들도 스위터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그 동안에는 커터를 주무기로 쓴 선수들이 많았는데 야구 트렌드니까 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KBO리그 통산 134승을 거둔 김원형 SSG랜더스 감독은 “슬라이더라고 하면 (예전에는) 약간 종으로 떨어져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스위퍼는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더라”라며 “선수들 사이에서는 유행이다. 하지만 공에 강력한 스핀을 줘야 끝에서 휘어나가는 거다. 힘이 없으면 타자가 친다”고 했다. 그는 “유행이라고 해서 무조건 쫓아가면 안 된다. 각이 길고 빠르게 빠져 나가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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