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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머문 친정서 한 방 맞은 감독 이승엽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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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머문 친정서 한 방 맞은 감독 이승엽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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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올 시즌 처음으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방문한 25일 선수단 출입문 앞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령탑 부임 후 고향 대구를 처음으로 찾은 이 감독을 담기 위해서였다. 이 감독은 대구에서 나고 자라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해 이곳에서만 선수로 15년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는 선수 시절 대부분의 영광을 푸른 유니폼과 함께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인 홈런 467개를 때려 아직 이 부문 1위다. 2003년에는 한 시즌 최다인 56개 아치를 그렸다. MVP(최우수선수)와 홈런왕에 각각 5차례 올랐고 골든글러브를 10번 받았다.

첫 고향 방문에도 이 감독은 담담했다. 그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 대구는 내 고향이고, 삼성 라이온즈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야구장에 오면서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며 "그만큼 이제는 완전한 두산의 일원이 됐다"고 했다. 선수 시절의 영광은 잠시 접어두고 상대 팀 감독으로 냉정한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를 방문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웃고 있다.(왼쪽) 25일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26일 경기에서 8회초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른쪽) [사진=연합뉴스]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를 방문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웃고 있다.(왼쪽) 25일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26일 경기에서 8회초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른쪽) [사진=연합뉴스]

25일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돼 이 감독의 사령탑 부임 후 대구에서의 첫 승부는 26일 이뤄졌다. 그리고 고향에서 보낸 첫날 밤 제대로 한 방을 얻어맞았다.

이 감독이 이끈 두산은 26일 삼성과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0-1로 졌다. 딱 한 방에 승부가 났다. 이 감독을 우상으로 여긴다는 삼성 구자욱(30)이 4회 0-0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우측 펜스를 넘어간 구자욱의 타구가 오른쪽으로 좀 더 뻗었다면 이 감독이 그려진 벽화에 맞을 수도 있었다.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삼성 구자욱이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4회말 솔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구자욱이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4회말 솔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은 9회 양의지의 안타성 타구가 삼성 중견수 김성윤(24)의 다이빙캐치에 막혔다. 이후 2사 1·3루 기회를 놓친 게 아쉬웠다. 삼성은 4연패에서 벗어났고 최근 4경기에서 3승 1무였던 두산은 5경기 만에 패배를 안았다.

구자욱은 경기 뒤 "내 영웅이었던 이승엽 감독님과 고마운 스승 김한수(52) 코치님을 상대 팀으로 만나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생기긴 했다"며 "그래도 우리 팀이 4연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사적인 감정보다 박진만(47) 감독님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 경기 전 내 말을 지키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9213명의 관중이 찾았다. 올 시즌 삼성의 평일 관중(4879명)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삼성 팬들에게 이 감독은 여전히 그리고 당연히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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