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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차 신인’ 안태진 감독, 영화인의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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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차 신인’ 안태진 감독, 영화인의 희망으로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4.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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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지난해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문구는 카타르월드컵에서 등장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역경에 굴하지 않고 더욱 단단해지자는 마음가짐. 같은해 개봉한 영화 '올빼미'의 안태진 감독의 마음도 그러했다.

안태진 감독은 지난 28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부문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날 안태진 감독이 연출한 '올빼미'는 신인 감독상, 영화 작품상,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류준열)을 수상하며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2005년 영화 '왕의 남자' 조감독 이후 수많은 시나리오를 고쳐가며 17년 만에 내놓은 장편 데뷔작이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되던 순간은 모든 영화인, 예비 영화인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순간이었다.

안태진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안태진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신인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된 안태진 감독은 시상대에 올라 "신인 감독이 데뷔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올빼미도 만만치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가 현장에서 헤매고 있으면 격려하고 이끌어준, 또 시각장애인 역할이 쉽지 않았을 류준열 배우에게 감사하다. 김성철, 안은진 씨의 연기를 모니터링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며 "현장의 큰 형으로 이끌어주시고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없는 왕의 모습을 보여준 유해진 배우에게도 감사드리고 존경한다"고 이야기했다.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류준열 분)가 세자(김성철 분)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한국영화 침체기가 극심했던 지난해 말 관객수 332만명을 달성하며 2022년 연간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했다. 동시기 개봉한 작품 중 100만 관객을 넘긴 한국영화는 올빼미가 유일하다.

당시 올빼미는 유해진, 류준열, 김성철의 재발견으로 호평받았다. 그중에서도 조감독 시절 인연을 맺은 유해진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동안 유쾌한 얼굴로 대중과 만나 온 유해진을 광기에 서린 왕으로 그리며 25년차 배우의 새 얼굴을 발견해냈다. 

극심한 극장가 보릿고개 속 올빼미가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는 연출력에 있었다.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표현해내기 위해 과감한 명암 대비를 선택했고, 영화를 뒤덮은 어둠이 불편함이 아닌 몰입감을 더하는 장치로 느껴지도록 감각적으로 연출했다.

이처럼 '신인' 안태진은 배우에게 내재된 새 얼굴을 찾아내는 탐구자였으며, 이야기 전체를 세심하게 만질 줄 아는 연출자였고, 좋은 작품을 통해 관객이 극장으로 발걸음하게끔 만드는 진정한 영화감독이었다.

안태진 감독이 17년간 포기하지 않고 거듭 시나리오를 써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그는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가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데뷔"라고 언급하기도. 이날 시상식에서도 오랜 시간 지지해준 가족들을 향해 "집에서 TV로 보고 있을 것 같은데. 효도 한 번 못해봤는데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다. 엄마 고마워요. 여보 고마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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