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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왕' 오승환의 '선발' 일일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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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왕' 오승환의 '선발' 일일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5.04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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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1만3394명의 관중이 찾았다. 올 시즌 홈 평균관중(1만828명)보다 2500명가량 많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수호신 오승환(41)의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온 팬들이었다. 경기 시작 전부터 관중석에는 오승환의 유니폼이 걸렸다. 한신 타이거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오승환이 해외에서 활약했던 팀 유니폼을 입고 온 팬들도 눈에 띄었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KBO리그 데뷔 19년 만에 621번째 경기에서, 41세 나이에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한미일 통산 496세이브, KBO리그 374세이브를 올린 한국 대표 마무리 투수가 선발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KBO리그에서 거둔 38승(21패)도 모두 구원승이다.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기록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실점. 볼넷은 없었고 삼진은 6개를 잡았다.

오승환이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과거에도 구대성(54), 진필중(51), 임창용(47) 등 특급 마무리 투수가 선발로 전환하는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투수들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지 않아 마무리 투수가 선발로 등판하는 일이 잦았다. 물론 마무리 투수가 아예 선발로 전환하는 일은 최근까지도 종종 있어 왔다.

하지만 이날 오승환의 선발 등판은 과거 사례와는 다르다. 오승환이 올 시즌 불펜에서 부진하고 컨디션이 나아지지 않자 꺼내든 고육지책이다. 마운드에서 오래 던지며 투구 감각을 되찾겠다는 의도였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선발 등판. 투수에게는 절박하지만 보는 이들에게는 특별할 수 있는 이날, 오승환은 잘 던졌다.

숱한 선발 투수들도 5회 이전에 무너지는 십상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선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5회를 채웠다. 쉽지는 않았다. 1회 첫 타자 이정후가 친 땅볼을 직접 잡아 1루에 던져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곧바로 박찬혁에게 2루타를 내주고 김혜성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았다. 2회에는 삼진 2개를 잘 잡아놓고 이지영과 이정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 했다.

오승환이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3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았고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삼성 코치진은 오승환이 60개 정도 던질 예정이라고 했지만 오승환은 73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 오승환은 잘 던졌지만 데뷔 첫 선발승까지 품지는 못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패전 투수로 남았다. 삼성 타선이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에게 8이닝 동안 1점을 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날 등판으로 오승환은 자신의 개인 최다 투구 수(73개), 개인 최다 이닝(5이닝),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선발 첫 등판(40세 9개월 18일)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데뷔 해인 2005년 7월2일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기록한 4이닝이었다. 투구 수 종전 최다 기록은 59개(2005년 5월 26일 SK 와이번스전)였다. 탈삼진을 1개만 더 잡았으면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세울 수 있었다.

오승환은 경기 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한데 1회부터 실점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매 이닝, 매 타자에게 집중하며 던졌다"며 "4회엔 투구 수가 많지 않아 (정현욱) 투수 코치님과 이야기한 뒤 5회까지 나섰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2군으로 내려갔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오승환은 휴식을 취하다 퓨처스리그에서 1~2경기를 불펜이나 마무리로 던진 후 1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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