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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같은 실수 반복 ‘왜?’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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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 같은 실수 반복 ‘왜?’ [기자의 눈]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5.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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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1화의 실수가 반복됐다. '닥터 차정숙'은 왜 외양간을 두 번이나 고쳤을까.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1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특정 질환 관련 에피소드로 환자와 가족분들께 상처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며 지난 6일 방송분과 관련된 논란에 답했다. 

앞서 닥터 차정숙은 크론병 환자 에피소드를 통해 환자를 부정적으로 묘사해 논란을 빚었다. 극중 한 인물이 크론병 환자에게 하는 대사에 '못된 병', '유전되는 병' 등의 묘사가 포함된 것. 이후 JTBC 시청자 게시판에는 크론병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시청자의 우려가 이어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다수의 민원이 접수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실제 크론병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정확히 전해진 바 없다. 따라서 작품에서 언급된 유전 가능성도 확인할 수 없다.

나흘 만에 올리온 사과에는 "의학 전문 지식 없는 등장인물", "만성 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 등이라는 해명이 담겼다. 또한 "특정 질환에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는 사과 가 덧붙여졌다.

닥터 차정숙에서 발생한 부정적 인식 우려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화에서는 차정숙이 급성 간염으로 간 이식을 받는 과정을 그리며비 병의 원인이 한약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한약 비하 비판이 이어지자 다시보기 등에서 한약 대사를 묵음으로 처리하는 조치를 취했다.

시작부터 불필요한 잡음을 낸 닥터 차정숙 측은 장면 수정으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의지에 힘입어 닥터 차정숙은 시청률 고공행진과 함께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쁨에 긴장의 끈이 잠시 풀렸던 것일까. 결국 닥터 차정숙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논란을 재점화했다. 1화의 '한약' 언급은 묵음으로 무마했지만 크론병 사태는 장면 전체에 걸쳐 대사가 이어져 수정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나 이번 논란은 실제 환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헤아렸다면 다른 방향으로 풀어갈 수 있었던 탓에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닥터 차정숙이 두 번에 걸쳐 같은 실수를 반복한 원인은 전개 방식에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낭만닥터 김사부' 등 일반적인 의학 드라마가 펼치는 의사의 삶과 달리 주인공이 직접 환자가 돼 주관적인 시점 하에 주변으로부터 받는 핍박과 부정적인 인식을 그리다 보니 문제 대사들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 크론병 에피소드 역시 1화 속 차정숙이 겪었던 상황을 거울처럼 비추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태로 보인다.

한약 논란은 장면 수정으로, 크론병 논란은 사과로 마무리한 닥터 차정숙은 2막 돌입을 앞두고 있다. 꿈을 포기한 주부에서 의사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차정숙의 여정에 또 다른 장애물이 생기지 않도록, 제작진은 공식 사과문 속 말처럼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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