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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분 빨라진 메이저리그… ‘백 투 더 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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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분 빨라진 메이저리그… ‘백 투 더 1984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5.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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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지난 17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2023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는 양 팀 합쳐 21개 안타와 11개의 볼넷이 나오고 10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19명의 주자가 출루한 이 경기에서 보스턴이 시애틀에 12-3으로 이겼다. 꽤 긴 시간이 걸렸을 것 같은 이날 경기 시간은 2시간 57분. 3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올 시즌 경기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건 메이저리그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지난 22일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경기당 평균 시간은 2시간 39분이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3시간 6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7분이나 줄었다. 이는 1984년 이후 가장 짧다.

9이닝 기준으로 보면 KBO리그(3시간 10분), 일본프로야구(NPB·3시간 6분·이상 24일 기준)와는 최대 22분이 차이난다. 메이저리그는 2012년 처음으로 경기당 평균 3시간을 찍었다. 3시간 30분을 넘어서는 경기 비율은 2%로 지난해 같은 기간(19%)과 비교해 17%나 떨어졌다. 이는 올 시즌부터 도입한 피치 클록(Pitch-Clock) 효과다. 올해부터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는 15초 이내에,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자동으로 볼 한 개가 주어진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옆에 있는 피치 클록. [사진=AP/연합뉴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옆에 있는 피치 클록. [사진=AP/연합뉴스]

타자는 8초가 남기 전에 타격 자세를 잡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선언된다.

KBO리그에서는 투수가 주자가 없을 때는 12초 이내에 투구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주심이 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부터 벌금 20만원을 부과하고 볼로 판정한다.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는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주심은 타자에게 벌금 20만원을 부과한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공을 던지는 속도도 자연스럽게 빨라졌다. 15초 안팎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빠르다. 지난해 마운드에서 평균 26초마다 공을 던졌던 켈리 잰슨(35·보스턴 레드삭스)은 올 시즌 17초 안팎으로 던진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투수 조나단 에르난데스가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메이저리그가 갑자기 엄격해진 부모라고 생각하라. 애들이 너무 밖에 있기 때문에 이제 통금이 생겼다”고 비유했다.

경기 시간은 빨라지고 도루가 늘어나면서 경기는 더 다이내믹해졌다는 평가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 당 평균 도루는 0.69개로 1997년(0.73개) 이후 가장 높다.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경기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베이스 크기를 기존 15인치(약 38.1cm)제곱에서 18인치(45.7cm)제곱으로 키웠다. 베이스 크기가 커지면서 1루와 2루, 2루와 3루 사이가 기존보다 약 11.43cm 줄었다. 뉴욕타임스는 “베이스가 넓을수록 주자가 슬라이딩하기 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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