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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16) 김대준] 스포츠게임 콘텐츠 기획, 문과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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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16) 김대준] 스포츠게임 콘텐츠 기획, 문과도 되나요?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3.06.0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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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수한 객원기자]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는 각종 악재에도 순항하고 있다. 연초 대표팀의 국제대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 단장과 선수들의 연이은 구설에도 흔들림 없이 최고 프로스포츠의 위상을 유지 중이다. 

예상을 깬 이런 현상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선언,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효과, 인기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하나 더, 야구게임의 대중화도 꼽을 수 있겠다. 시공간 제약 없이 핸드폰으로 야구를 접하니 직접 관람 이어지는 효과가 있을 터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 '스미스'의 116번째 JOB아먹기 주인공은 인기 야구게임 '컴투스프로야구 포 매니저'를 만들고 있는 에이스프로젝트의 직원이다. 김대준 매니저에게 게임 콘텐츠 기획자가 되는 과정과 필요한 역량 등을 물었다.  

에이스프로젝트 김대준 씨. [사진=잡인터뷰 영상 캡쳐]
에이스프로젝트 김대준 씨. [사진=잡인터뷰 영상 캡쳐]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에이스프로젝트 기획팀 콘텐츠 기획 파트에서 일하는 김대준 매니저입니다. 얼마 전 입사 6주년을 맞았습니다."

-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획팀은 콘텐츠 기획, 데이터, QA 파트까지 총 3개 파트로 구분되어 있고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개발/그래픽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소화하는 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 게임 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업무 범위는 정말 넓지만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상하는 게 제일 핵심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규 콘텐츠를 만들어 즐길 거리를 늘려주거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게임 밸런스를 수정하거나, 시뮬레이션 엔진을 개선해 좀 더 현실적인 야구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모두 기획자가 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 기억에 남는 콘텐츠나 이벤트가 있다면?

“선수 업데이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아무래도 스포츠가 특정 팀, 선수에게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새로운 선수가 추가됐을 때 유저분들 반응이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실제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게임에서도 성능이 좋기 때문에 선수가 잘하면 저희도, 유저분들도 기대감을 갖고 경기를 보게 되기도 하고요.”

에이스프로젝트 대표 개발 게임 컴투스프로야구 for 매니저. [사진=에이스프로젝트 제공]
에이스프로젝트 대표 개발 게임 컴투스프로야구 포 매니저. [사진=에이스프로젝트 제공]

- 요즘은 어떤 업무를 진행 중인가요?

“요새는 신규 프로젝트 기획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라이브 프로젝트에서 기획을 했지만 신규 프로젝트 초기부터 합류해서 진행하는 건 처음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공터를 테마파크로 만들어나가는 느낌이라 당연히 어렵고 고민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신선하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 가장 보람찬 순간은?

“제가 기획한 내용들을 유저분들이 좋아할 때입니다. 오락이라는 단어 자체에 즐거움이라는 뜻이 포함돼 있잖아요. 근데 이 즐거움이란 게 사실 모두가 같이 공유하기가 쉽지 않아요. 나는 재밌을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겐 재미없거나 스트레스일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만들어낸 재미가 다른 누군가에게도 통하면 보람도 크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곤 합니다.”

- 업무 시간에 게임 가능한가요?

“하냐 안 하냐 물어보시면 합니다. 신작 게임이나 레퍼런스 삼을 만한 게임은 업무 차원에서 게임을 해도 문제가 없고요. 개인적인 취미로 즐기는 게임은 잠깐 하거나, 자동으로 돌아가는 형태의 게임을 켜 두는 그런 느낌입니다.”

업무중인 모습. [사진=잡인터뷰 영상 캡쳐]
업무 중인 모습. [사진=잡인터뷰 영상 캡쳐]

- 에이스프로젝트에서 개발한 게임을 하는지?

“당연히 하고 있습니다. 게임 기획자라면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절반은 업무의 일환으로, 절반은 개인적인 재미로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입사 6주년이라 궁금해서 확인해 보니 입사 이래 미접속일이 10일도 안되더라고요.”

- 문과 출신도 이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일단 제가 문과 출신입니다. 지금 업무와 사실상 아무 관계가 없는 경제학을 전공했고요. 물론 취업 준비를 하면서 개발 공부를 하기도 했고, 공학적 지식이 아예 바닥이라고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문과인지 이과인지는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기획자분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컴퓨터공학이나 게임학이 전고인 분들이 있지만 뜬금없는 건축학이나 심리학, 역사학, 수학 전공 분들도 계십니다.”

- 야구를 얼마나 좋아해야 할까요?

"자랑스런 충남인인 저는 한화 이글스를 응원합니다. 그런데 야구보다는 게임에 혹해서 들어온 케이스입니다. 다른 기획자분들은 야구에 훨씬 진심입니다. 강민호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을 때 줄담배 태우던 롯데팬 동료가 떠오르네요. 이번 시즌에는 SSG 랜더스, LG 트윈스, 롯데가 잘해서 그런지 회사에서도 이 팀 팬 분들의 목소리 지분이 아주 큰 상태입니다.

저희 회사가 야구라는 콘텐츠를 메인으로 다루다 보니 야구를 좋아하신다면 그리고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분명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야구의 규칙과 여러 요소들에서 어떤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깊은 인사이트를 내실 수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좋습니다. 하지만 야구를 꼭 좋아해야 한다, 야구를 잘 아는 것이 아주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호기심만 있다면 그 어떤 분도 일하실 수 있습니다."

- 기획력을 갖추는 방법은?

"이 게임이 어디가 재미있고, 어떻게 재미가 생겨났는지, 불편했던 부분은 어딘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의 답은 주관식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런데, 정말 그런가?' 하고 계속 물음표를 던지는 게 중요합니다.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사고 과정을 통해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는 과정인 거죠."

- 콘텐츠 기획에 필요한 아이디어,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기본적으로 다양한 게임을 많이 즐기는 편입니다. 모바일, 콘솔 게임 구분 없이 즐기면서 어떤 재미 요소가 있는지 참고하고 있습니다. 게임뿐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도 아이디어를 얻고 참고하기도 하는데 다양한 영상, 만화, 스포츠 등등 접할 수 있는 모든 분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가릴 것 없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면 그로부터 어떤 아이디어를 얻어낼 수 있을지 분석해 보고 고민하는 편입니다."

- 취업 준비 과정은?

“게임업계에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바로 코딩 공부를 시작했어요. 개발자가 우선 목표였지만, 그 레벨까지 오르지 못하더라도 업계의 베이스가 되는 일들은 경험해 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직무는 다르지만 지금까지 회사에 있는 걸 보면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네요.”

- 게임 콘텐츠 기획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가장 중요한 건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기획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남을 설득할 수 없으면 의미가 없거든요. 그렇기에 생각한 바를 조리 있게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구체적인 채용 계획은?

“현재도 채용은 진행 중인데요, 적합한 지원자분들을 최대한 모시기 위해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상시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원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빠른 지원을 추천드립니다. 혹시 채용이 마감되더라도, 에이스프로젝트에서 운영하는 인재풀에 이력서를 등록하시면 적합한 포지션 채용 오픈 시, 먼저 지원할 수 있도록 안내드리고 있으니 이 부분도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면접에 팁이 있다면?

“다들 기본적인 것들은 잘 준비 해오시고 면접에서도 잘 설명하시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획자가 되려면 게임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 아닌 기획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려 노력해야 합니다. 이 게임이 왜 재밌고, 재밌게 만들려고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등 이런 시각들을 평소에 연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직업 전망은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유망하다고 봅니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보다는 나아졌고, 계속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어릴 때는 오락실이나 PC방에서 혼나가며 용돈으로 게임하던 꼬마들이 저처럼 지금은 3040이 되고 영향력도 늘었죠.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문화의 일부로 보는 시선도 점차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입사 때 시드마이어의 ‘문명’이나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처럼 내 이름이 걸린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얘기했던 것 같은데 아직도 이루지 못했네요. 현실의 벽에 많이 부딪히곤 하지만 아직까지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할 수 있겠죠.”

- 스포츠 장르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기획팀에는 스포츠잡알리오를 통해 입사하신 분이 2명이나 계십니다. 한 분은 야구를 좋아하는 수학 전공자이셨고, 한 분은 야구를 좋아하는 다른 업계 회사원이었습니다. 여러분들 역시 좋아하는 스포츠를 자신만의 스토리로 잘 풀어낼 수 있다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들 건승하세요!”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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