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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액션 차이? 아오키 무네타카가 맞아본 '범죄도시3'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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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액션 차이? 아오키 무네타카가 맞아본 '범죄도시3'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5.3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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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스크린과 안방을 종횡무진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43)가 한국영화에 뛰어든다. 한국 관객에게 건네는 첫 인사는 그간 일본 작품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모습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첫 1000만을 달성한 전작에 이어 시리즈 세 번째 영화로 돌아온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가 아오키 무네카타를 캐스팅해 세계관을 넓힌다. 이번 영화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아오키 무네타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오키 무네타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바람의 검심' 시리즈와 드라마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99.9 형사 전문 변호사' 등으로 한국에서도 얼굴을 알린 바 있는 아오키 무네타카는 훤칠한 비주얼에 걸맞게 그동안 형사, 검사, 충신 등 신뢰도 높은 인물을 주로 연기해왔다. 그런 그가 한국 첫 진출작으로 악역을 선택한 것은 일본은 물론 국내 팬덤에게도 적잖은 충격이었다.

아오키 무네타카는 극중 일본 야쿠자 리키를 맡아 표정 하나만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마동석, 이준혁과 팽팽하게 대립하며 존재감을 뽐낸다.

최근 스포츠Q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팬들의 시선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 악역보단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매력적이기만 하다면 악역이든 선역이든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빌런이 매력적인 작품이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영화를 본 한국 관객 분들이 저를 미워하거나 무섭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는 의미이니 배우로서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유쾌하게 덧붙였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한 그의 첫인상은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의 액션이 있었음에도 마석도 캐릭터가 재미있었다.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악을 향한 정의감도 확실하게 표현된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전작에서 가장 좋아한 캐릭터는 '장이수'였다고.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리키의 매력 점수는 몇 위인가 묻자 "그건 관객 분들에게 맡기겠다. 아무래도 연기하는 입장이니 리키에 대한 평가를 하기엔 어렵다. 하지만 조금은 매력적이지 않을까"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아오키 무네타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오키 무네타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첫 한국영화 연기? '베테랑'+'새내기' 액션으로 승부

아오키 무네타카가 이야기하는 리키는 '액션으로 말하는 인물'이었다. 그의 설명대로 극중 리키는 대사량을 최소화하고 살벌한 액션 만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등장 장면 하나로 관객에게 압도감을 선사하는 인물이기도. 아우라로 말해야 하는 캐릭터인 만큼 등장에만 세 가지 버전을 시도했다.

아오키 무네타카는 "최종적으로 결정된 신 외에도 능글 맞게 웃으면서 들어오는 버전도 있었다. 정해진 캐릭터가 아니라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역할을 만들어 간다는 게 즐거운 작업이었다"며 "익살스럽고 실실 웃어대는 리키도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보여드리지는 못했다. 감독님과의 계속된 협의를 통해 선택된 것들이 모여서 지금의 리키가 됐다"고 전했다.

촬영 스케줄은 한달 가량. 본격적인 촬영이 들어가기 전부터 바람의 검심에서 함께한 일본 액션팀에 연락을 취해 장검 무술을 연마했다. 리키는 일본도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장검 무술 연습은 필수였다. 이후 일본 액션팀과 함께 촬영한 영상을 한국에 보내고 한국 액션팀이 무술을 수정, 보완하는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계속됐다. 일본 무술을 잘 아는 현지팀과 한국영화에 잘 맞는 무술을 아는 국내팀, 한일 합작 액션의 탄생이었다.

그 과정에서 두 나라간 액션 디자인 차이도 경험했다. 액션을 수행하는 배우로서 쉽지는 않았지만 이마저도 그에게는 기대 포인트였다. 그는 "가장 큰 차이는 일본도를 사용한 액션이다. 일본영화에 있어 일본도는 정적이고 포즈 등 형식적인 면이 있으며 절제된 부분이 많다"며 "반면 한국 액션팀이 알려준 액션은 다이내믹하고 공격적이었다. 상대방을 두동강 내버리겠다는 결심이 보인다고 해야 할까. 일본 액션팀 중에서는 일본도를 그렇게 다루는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화 '범죄도시3' 스틸컷.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범죄도시3' 스틸컷.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대신 일본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배우로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그는 "시나리오에 '일본도를 바닥에 끌면서 걸어간다'는 표현이 있었는데, 일본도는 날카로움이 생명이라 리키가 일본도를 사용하는 무술인이라면 그런 행동은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반대로 일본도로 장지문을 부수는 신에 대해서는 "일본영화라면 그런 식으로 연출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 부분은 감독님께서 연출하고 싶은 액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존중하고 찬성했다. 액션보다는 캐릭터를 상징하는 액션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영화는 하이브리드 액션이라 일본 관객들도 일본도 액션에 대해 이상하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통로 액션'이었다. "일본도에 비해 통로가 좁아 액션이 힘들었다"는 아오키 무네타카는 "카메라도, 배우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15m 정도인 통로 끝까지 도달하는 것만 이틀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귀걸이, 목걸이 등 의상 콘셉트에도 많은 의견을 냈다. 이상용 감독, 마동석과 끊임없는 논의를 거치며 "스테레오 타입이 아닌 새로운 야쿠자 상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가졌다. 마침내 완성된 리키는 외형과 액션 모두 클리셰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물이었다.

아오키 무네타카(왼쪽부터), 마동석, 이준혁. [사진=스포츠Q(큐) DB]
아오키 무네타카(왼쪽부터), 마동석, 이준혁. [사진=스포츠Q(큐) DB]

◆ 처음 만난 마동석·한국영화에 '푹'

이러한 과정 속에서 경험한 마동석은 '위대한 배우'이자 '확실한 시선을 가진 제작자'였다. 액션을 표현하는 플레이어 위치에 있음에도 제작자로서 영화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수없이 고민했다. 아오키 무네타카는 그런 마동석을 존경했다. 그는 "마동석이라는 큰 배에 올라 탄 기분이었다. 리키에겐 영화 속 상황이 지옥 같았겠지만, 아오키라는 배우에겐 천국 같은 촬영 현장이었다"고 표현했다.

범죄도시3로 만나기 전부터 '악인전', '부산행', '시동' 등으로 마동석을 익히 알고 있었다고. 실제로 만난 마동석은 무서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대인배였다. 아오키 무네타카는 "겉보기엔 무서워 보여도 그와 동시에 코미디와 러블리함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거다. '마블리'(마동석+러블리, 마동석의 별명)라고 불리는 것도 알고 있다"며 "일본에도 마동석 배우의 팬이 많다"고 알렸다.

"촬영 기간이 짧아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했지만 입국 당시 마동석 배우와 이준혁 배우, 이상용 감독님과 식사를 했어요. 당시 마동석 배우가 '아오키가 소고기를 좋아한다더라'라며 맛있는 소고기 집을 데려가 준 게 기억에 남습니다. 몸과 마음을 보양하는 시간이었죠."

촬영 현장에서도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아오키 무네타카를 위한 특식이 제공됐다. 그는 "일본은 도시락이 제공되는 반면 한국은 밥차 문화더라. 그런데 한국 요리를 좋아하긴 하지만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는 저를 위해 따로 '리키 스페셜 메뉴'를 만들어 주셨다. 일종의 어른이 정식이라고 해야 할까.(웃음)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주셨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촬영이 퍽 만족스러웠던 그는 "촬영 종료 후 뒤풀이를 가지 못한 것이 유일한 후회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범죄도시3에는 아오키 무네타카 외에도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 바 있는 쿠니무라 준이 출연한다. 쿠니무라 준은 리키의 보스인 이치조 회장을 연기한다. "개인적으로 쿠니무라 준의 존재가 힘이 됐다"고 고백한 아오키 무네타카는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을 먼저 걸어가 주시는 선배님이기도 하고, 저 또한 선배님이 닦아 놓으신 길을 따라갔다고 생각한다. 짧은 신이기는 하지만 이치조 회장님은 영화에 기묘한 위압감을 표현해준 인물이다. 이것이 리키가 한국에 온 과정에 설득력을 부여하지 않았을까. 선배님께서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신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오키 무네타카는 범죄도시3 개봉과 함께 내달 3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개봉 첫 주 무대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작품은 범죄도시 시리즈가 글로벌로 확장돼 가는 매력을 지닌다. 한국 홍보 일정 뿐만 아니라 일본 홍보 일정도 열심히 참여할 계획"이라며 "한국,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이 범죄도시3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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