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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이용찬 정철원, ‘국가대표’라는 무게 알았다면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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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이용찬 정철원, ‘국가대표’라는 무게 알았다면 [기자의 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0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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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음주를 해 논란을 일으킨 투수 김광현(35·SSG 랜더스)과 이용찬(34·NC 다이노스), 정철원(24·두산 베어스)이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로부터 징계 받았다.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한 결과다.

상벌위원회는 셋 모두 국가대표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했다. 김광현은 사회봉사 80시간과 제재금 500만원, 이용찬, 정철원은 각각 사회봉사 40시간과 제재금 300만원 징계 받았다.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김광현과 정철원은 WBC 본선 라운드가 열리는 도쿄에 도착한 7일과 일본과의 2차전을 마친 11일 유흥주점(스낵바)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찬은 11일 일본전 종료 후 따로 해당 주점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에 음주해 논란을 빚은 김광현(SSG 랜더스)이 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 출석을 위해 건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사위원회가 세 선수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청해 받고 이후 개별 대면 조사, 이들이 출입했다는 도쿄 주점 관리자에게 출입 일시와 계산, 종업원 동석 등을 확인한 결과다. 이들이 출입한 주점은 일본의 보편적인 술집 형태인 스낵바이며 여성 접객원이 술을 따르거나 자리에는 동석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성인 선수가 경기나 훈련을 마친 뒤 가볍게 술 한잔을 할 수는 있다. 경기력에 지장을 끼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이들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 권리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셋이 국가대표라는 무게를 잘 알고 있었다면 굳이 공개된 장소에서 술자리를 가졌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이번 WBC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는 상당했다. 한국은 2013·2017년 WBC에서 한국은 1라운드에 탈락했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에 음주해 논란을 빚은 이용찬(NC 다이노스)이 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 출석을 위해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런 와중에 선수들의 컨디션은 최상은 아니었다. 2월 미국 애니조나 투손에서 훈련 때는 기온 저하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은 한국으로 과정에서 비행기 기체 결함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800km 넘는 거리를 버스로 이동하면서 뜻하지 않게 체력 낭비를 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1라운드 1차전 호주전에서도 패했다. 그럴 때 일수록 조금 더 행동을 조심하고 ‘원 팀’(one team)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한 이번 징계는 결코 가볍지는 않다.

이 조항에는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처분, 직무 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 적절한 체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에 음주 논란을 빚은 정철원(두산 베어스)이 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 참석을 위해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에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현이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받았는데 이는 협박, 폭행, 상해 등의 행위를 했을 때와 징계 수위(2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5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와 비슷하다.

이들 셋이 범법 행위를 저지르건 아닌 데다 이번 WBC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광현, 30대 중반에 다다른 이용찬이 국가대표에 선발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 출장정지 등의 징계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BO가 국제대회 기간 음주로 선수를 벌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쳐 징계 규정을 만들고 손보면 된다. KBO도 “앞으로 국가대표 운영 규정을 보다 세분화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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