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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부재? 발굴해 4강 일군 김은중호 [U-20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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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부재? 발굴해 4강 일군 김은중호 [U-20 월드컵]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0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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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의 U-20(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의 진격은 월드컵 4강에서 멈췄지만 아시아 최강 전력이라는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스타 부재’로 대회를 시작했지만 스타를 직접 만들어 내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혔다.

한국은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이탈리아의 4강전에서 1-2로 졌다. 이날 전까지 3승2무로 무패행진을 달린 한국은 이번 대회 첫 패배를 기록했다.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2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이번 대회 돌풍의 팀 이스라엘과 3·4위전을 치른다. 이스라엘은 8강에서 ‘우승 후보’ 브라질을 3-2로 꺾고 4강에 올랐지만 우루과이에 0-1로 졌다.

8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한국 이승원이 동점골을 넣고 팀동료와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이날 이탈리아와의 거친 파울에 고전했다. 이탈리아는 이날 한국(12개)의 2배가 넘는 26개의 파울을 범했다. 옐로카드는 이탈리아가 3장, 한국이 2장이었다.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건 다반사였다. 밀치고 팔꿈치로 가격하는 등 경기 내내 거칠었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거친 몸싸움을 해도 주심이 넘어가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오면서 한국 선수들도 민감해졌다. 이탈리아가 적극적으로 파울을 범하자 한국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이번 대회 공격 열쇠인 역습도 번번이 막혔다.

한국이 페널티킥을 얻은 것도 이탈리아의 거친 파울 때문이었다. 전반 19분 마티아 자노티(20·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가 자기 진영 페널티박스 내에서 배준호(20·대전하나시티즌)의 왼발을 밟았다. 경기가 그대로 진행됐지만 주심이 VAR(비디오판독)로 확인한 뒤 자노티의 파울로 판정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한국은 키커로 나선 이승원(20·강원FC)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에 이탈리아의 공격이 강했다면 후반에는 좀 더 팽팽했다. 두 팀 모두 체력저하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승부가 갈린 건 후반 박판. 이번 대회에서 세트피스로 재미를 본 한국이 이번엔 이탈리아의 세트피스에 당했다. 후반 40분 박현빈(20·인천 유나이티드)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파울을 범한 게 컸다. 박현빈은 옐로카드를 받았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가 열린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승원이 동점골을 넣자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키커로 나선 시모네 파푼디(17)가 한국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어 골대 오른쪽 상단에 꽂히는 역전골을 뽑아냈다. 한국 골키퍼 김준홍(20·김천 상무)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움직이지도 못했다. 한국이 추격하기엔 시간이 너무 모자랐다.

한국은 이날 패했지만 2019년 폴란드 대회에 이어 2연속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회 전신인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시절부터 4강에 오른 건 1983년 멕시코 대회(4위)와 준우승에 오른 2019년 대회 그리고 이번 아르헨티나 대회다.

한국은 이승우(25·수원FC)와 백승호(26·전북)가 활약한 2017년 대회, ‘슛돌이’ 이강인(22·마요르카)이 대회 MVP(골든볼)를 받은 2019년 대회와는 달리 스타 부재 속에 출발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랑스를 꺾는 등 김은중(44) 감독의 ‘원 팀’(one team) 리더십과 다양한 공격 옵션을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4강 쾌거를 이뤘다.

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 후반 종료 전 결승 골을 내주고 1-2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한국의 스타는 이승원이다. 이날 이탈리아전 동점골을 포함해 2골 4도움으로 공격포인트 6개를 올렸다. 지난 대회 이강인(2골 4도움)의 기록과 같다. 이승원이 마지막 경기인 이스라엘전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이승원은 경기 뒤 "우리도 여기까지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께서 잘해주셔서 만족할 성적을 얻은 것 같다"면서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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