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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0' 케이티 김재윤, 투수 변신은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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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0' 케이티 김재윤, 투수 변신은 운명?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2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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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 데뷔 8일 동안 퍼펙트 피칭, '군필 20대' 케이티 희망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케이티가 꼴찌를 할 것이라는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그러나 승률이 2할조차 안 될 것이라고 내다본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시즌의 30%가 지났는데도 아직 두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지 못했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생팀의 혜택을 받아 유망주를 싹쓸이한 케이티는 엄상백, 정성곤, 안상빈, 이창재, 심재민, 주권, 홍성무 등 20대 초반의 앞길 창창한 투수들이 즐비하다. 이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자원이 바로 김재윤(25)이다.

투수가 운명이었는지 모르겠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줄곧 마스크를 써왔던 김재윤은 지난 1월 마운드에 처음으로 오른 신출내기. 그런데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싱싱한 패스트볼을 어렵지 않게 뿌려댄다. 케이티에 물건이 하나 나왔다.

▲ 김재윤은 투수로 변신한 올 시즌 14타자를 상대해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7개에 달한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14타자 셧아웃, 그 중 7개가 삼진 

데뷔전은 지난 17일 수원 롯데전. 김재윤은 팀이 2-6으로 끌려가던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보잘 것 없는 패전조 투수 하나가 올라왔구나’ 싶었던 야구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다. 오승택, 임재철, 문규현이 줄줄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20일 마산 NC전에서는 양팀이 2-2로 맞선 7회말 1사 2루서 등판해 김태군을 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날에는 팀이 2-3으로 뒤진 6회말 등판해 노진혁, 김태군, 이종욱을 외야 뜬공으로, 7회에는 김성욱, 나성범, 에릭 테임즈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지난 23, 24일 수원 한화전에서도 등판해 각각 0.2이닝씩을 던졌다. 5경기 4.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제로. 14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는 점은 김재윤의 구위가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알 수 있는 지표다.

아웃카운트 중 정확히 절반인 7개가 삼진이라는 점, 그 와중에 볼넷이 하나도 없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투구수 51개를 기록해 한 타자를 돌려세우는데 3.6개의 공만 던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맞는 것이 두려운 신인들이 볼만 던지다 진땀을 빼는 광경은 김재윤과는 거리가 멀다.

▲ 김재윤은 케이티의 필승조로 거듭날 자질을 갖췄다. 군문제를 해결한 20대, 시속 150km에 이르는 광속구를 가볍게 뿌린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군필, 20대, 광속구... 케이티의 희망으로 

어디서 튀어나온 선수이기에 이토록 강렬할까.

김재윤은 휘문고 재학 시절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실력을 갖춘 포수였지만 국내 구단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15만 달러(1억 6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통산 타율 0.211에 그친 ‘물방망이’ 탓에 2012년 방출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김재윤은 지난해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케이티에 둥지를 틀었다. 케이티 코칭스태프는 김재윤의 싱싱한 어깨에 주목했고 지난 1월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시켰다.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 16.2이닝을 던지며 26삼진,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한 ‘육성선수’의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한 케이티는 이달초 정식선수로 그를 승격시켰고 김재윤은 비로소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장시환을 제외하고는 굳건한 믿음을 주는 계투진이 없는 케이티로서는 ‘광속구’ 투수의 등장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게다가 김재윤은 군 복무를 마친 20대 젊은피다. 포수 출신이라 어깨도 닳지 않았다. 어두운 면만 가득했던 케이티에 마침내 서광이 비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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