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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대학, 스스로 뛰어든 퀴즈 없는 ‘나락퀴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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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대학, 스스로 뛰어든 퀴즈 없는 ‘나락퀴즈쇼’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5.20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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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유튜브 예능 최초 백상예술대상 예능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한 피식대학(정재형, 김민수, 이용주)의 브레이크 없는 입담이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 

피식대학은 피식대학은 지난 11일 유튜브 예능 '메이드인 경상도'의 영양군편인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왓쓰유예'라는 영상을 올렸다. 앞선 영상에 목소리로 출연해 화제를 낳은 이용주의 친구의 고향을 방문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영상이었다.

그러나 영상에서는 친구나 지역민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미디언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 세 사람은 끊임없이 지역 비하성을 발언을 뱉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갈무리]
[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갈무리]

영양에 도착한 순간부터 '청기·상청·진보·입암' 방면 표지판을 보고 "이런 지역 들어본 적 있냐. 여기 중국 아니냐"고 말하는가 하면 지나가던 공무원을 만나 뒤 "내가 공무원인데 여기 발령받으면... 여기까지만 하겠다" 등으로 지역을 비하했다.

더욱 무례했던 것은 지역 상인들을 향한 비하였다. 밥집을 찾다 제과점에 들린 이들은 수제 햄버거 빵을 먹으며 "서울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맛" 등 혹평을 쏟아냈고 이어진 식당에서는 상호가 그대로 노출된 메뉴판을 공개하며 "메뉴가 너무 솔직히 너무 특색이 없다", "몇 숟가락 먹자마자 바로 이것만 매일 먹으면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을지. 아까 그 햄버거가 천상 꿀맛일 것"이라고 했다. 해당 백반은 동태탕과 계란말이, 곰취, 취나물, 두릅무침으로 구성된 식사였다.

지역 특산물인 블루베리 젤리에 대해서는 "할머니 맛이다. 내가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고 말하며 폭소했다.

이에 누리꾼들의 비판 여론이 일었으나 피식대학은 6일 가까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영상 또한 그대로 공개했다.

오도창 영양군수. [사진=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갈무리]
오도창 영양군수. [사진=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갈무리]

결국 오도창 영양군수가 나서 "영양은 부족하지만 별 보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별천지를 누리고, 자작나무 숲에서 천연의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전국에서 100세 인구가 가장 많은 최장수 군"이라고 영양을 소개했다.

오동창 영양군수는 "많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눈 떠보니 영양이 스타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식대학이 방문한 식당 사장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반집 사장 A씨는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당시 점심 영업시간이 끝나서 손님을 안 받으려고 했지만 유명 유튜버라고 하길래 식사를 내줬다. 며느리를 통해 해당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장사가 끝났는데도 밥을 준 내가 잘못"이라고 자책하며 "너무 힘들어서 가게 문을 닫고 바람 좀 쐬고 올까 고민이 든다"고 상처입은 심경을 호소했다. 

피식대학. [사진=스포츠Q(큐) DB]
피식대학. [사진=스포츠Q(큐) DB]

피식대학은 영상 업로즈 일주일 후인 18일이 돼서야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여러분께서 질책해 주시는 부분들에 대해 반성의 자세로 모든 댓글을 삭제 없이 읽어 보았다"며 "신속한 사과가 중요 함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번 일과 관련된 당사자 분들께 진 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또한 충분한 반성이 동반되지 않은 사과문을 통해 저희의 진심이 부족하게 전달되는 것이 걱정되어 숙고 끝에 오늘 사과문을 올리게 됐다"고 사과문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비하 표현들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었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컨셉을 강조하여 촬영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들을 사용했다"며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 물이네', '할머니 맛' 등 지적해 주신 모든 언급사항에 대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 분들께 여과 없이 전달되었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 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영상에 언급된 제과점 사장과 백반집 사장에게는 직접 방문 후 사과했다고 알렸다.

피식대학은 "제과점 사장님께 점내에서의 무례한 언행들과 배려 없는 맛 평가에 대해 깊게 사죄드렸다. 감사하게도 사장님께서 먼저 동석해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고 사장님께서 본인은 괜찮으시다며 넓은 아량으로 저희를 용서해 주셨다"며 "백반식당 사장님께도 저희의 무례함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 드리며 이번 일로 인해 저희의 부족함을 인지하게 됐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에 사장님께서는 우리 모두 실수를 하는 사람이다, 첫 번째는 실수이지만 두 번째는 잘못이 되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질책과 함께 다독여주셨다"고 전했다. 피식대학은 두 사장님에게 추후 발생할 피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피식대학. [사진=스포츠Q(큐) DB]
피식대학. [사진=스포츠Q(큐) DB]

이와 더불어 영양군민, 영양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와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에게도 사과했다.

끝으로 피식대학은 "저희 피식대학은 코미디언"이라며 "금번의 일을 계기로 코미디언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도록 하겠다. 좋은 코미디를 만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피식대학의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피식대학의 사과가 뒤늦게 전해졌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피식대학 채널 구독자 수는 기존 318만명에서 논란 이후 20일 기준 307만명으로 11만명 가량 줄었다.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 사과문의 댓글창에는 피식대학이 논란이 가중되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음주 등 일상을 보낸 것과 관련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와 함께 앞서 공개된 '피식쇼' 장원영 편 등 여성 출연자와 함께한 영상에서의 언행, '나락퀴즈쇼'에서의 정치색 논란도 더해졌다.

최근 TV 개그 프로그램 폐지로 인해 유튜브 시장으로 무대를 옮긴 코미니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방송에 비해 규제가 덜한 만큼 다양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웃음을 빌미로 애꿎은 피해자들이 생겨나는 현상은 TV 개그 프로그램들이 외면받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미디가 발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성숙한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코미디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최대 코미디 채널 피식대학도 마찬가지다. 피식대학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신들의 영향력과 책임을 인지하고 보다 더 나은 한국형 코미디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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