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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남자배구 월드리그 연패 출발, 3대 패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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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남자배구 월드리그 연패 출발, 3대 패인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31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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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첫주 프랑스전 2연패...가용인원 턱없이 부족, 리시브 불안 유광우 장점 못살려

[수원=스포츠Q 민기홍 기자] 투혼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 배구대표팀이 월드리그 첫주 결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이틀 연속 완패를 당했다.

리베로 정민수는 케빈의 강서브를 얼굴로 막았고 송희채는 광고판에 부딪히면서까지 2단 연결을 시도했다. 서재덕도 온몸으로 프랑스 공격수들의 스파이크를 건져올렸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분위기를 반전시킬 요소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31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D조 2차전에서 프랑스에 세트스코어 0-3(17-25 21–25 21–25)으로 완패, 프랑스전 11연패에 빠졌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문용관 감독의 시름이 깊다. 부상자가 많아 주전을 제대로 꾸릴 수 없을 정도다.

진 것은 괜찮다. 한국은 지난해 월드리그에서 27개 팀 중 19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목표는 세대교체 안착, 같은 조에 속한 한일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과 내년 리우 올림픽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용이 부실해도 너무 부실했다. 한국은 왜 프랑스에 세트스코어 0-3, 종합스코어 59-75로 무기력하게 패했을까.

◆ ‘종합병원’ 한국, 베스트 구상이 어렵다 

“감독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베스트 구성을 하기가 너무 어렵다.”

문용관 감독이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엔트리 12인 중 가동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다. 전광인, 이민규의 부재는 너무나 뼈아프다. 신영수는 무릎 연골이 좋지 않아 대한항공으로 복귀한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최민호와 곽승석은 아직 실전을 치를 몸상태가 아니다.

국내 무대에서 날아다녔던 송희채는 국제대회에서 존재감을 뽐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문용관 감독은 “결정력도 그렇고 리시브까지 흔들려 아쉽다”고 말했다. 전광인을 수비형 레프트로 돌려 송명근-전광인-서재덕의 삼각편대를 구축하려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문 감독은 “선수들도 두 달 정도 푹 쉬고 월드리그에 나왔다면 좋겠다고 말들을 한다”며 “시즌 마치고 얼마 되지 않은데다 컵 대회, V리그까지 바로 이어진다. 동기가 상실될까 걱정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유광우는 불안한 리시브 탓에 특유의 안정적인 토스를 올릴 수 없었다.

◆ 부실한 리시브, 유광우 장점 상실 

세터 유광우의 장점은 공격수가 가장 높은 곳에서 때릴 수 있도록 타점에 맞춰주는 토스다. 안정감만큼은 1인자인 유광우는 부실한 리시브 속에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없었다. 전광인의 부상으로 공격력이 약화된 상황, 유광우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리시브의 대부분이 어택라인 근처에서 형성됐다. 안 그래도 발목이 좋지 않은 유광우는 수차례 공을 건져 올려 네트에 붙는 토스를 해야만 했다. 서재덕 또는 송희채에게 갈 것이 확실한, 누가 때릴 것이 보이는 공격으로는 프랑스의 높이를 견뎌낼 수는 없었다.

강한 서브에 대비해 뒤로 물러 있던 선수들은 프랑스의 연타 서브에 와르르 무너졌다. 이민규의 허리가 좋지 않은 바람에 유광우는 예상치 않게 주전이 됐다. 삼성화재의 리시브 라인도 견뎌냈던 그였지만 국제대회는 이와 달랐다.

문용관 감독은 “이민규를 주전으로 생각하고 훈련했는데 아쉽다.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국내 최고의 센터 신영석(오른쪽)은 7번의 공격 시도 중 1번 성공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 높이 싸움 완패, 센터가 안 보인다 

프랑스는 세 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5명이 8점 이상을 뽑아냈다. 반면 한국은 송명근만이 19점으로 분투했을 뿐 누구도 공격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팀내 두 번째 최다 득점이 서재덕의 5점이었을 만큼 공격력 부재에 시달렸다.

블로킹 숫자에서 3-12로 뒤졌다. 프랑스 세터 벤자민 토니취는 한국의 센터진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현란한 토스워크를 선보였다. 파이프 공격을 때릴 때는 한국의 블로커들이 한 명도 뜨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신장이 작은 유광우와 일대일 상황도 여러번 만들었다.

반면 한국이 시도한 속공은 프랑스 센터진에 읽혔다. 신영석, 박상하, 지태환 센터 3명은 통틀어 5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안 그래도 유럽권 팀들을 만나면 높이가 밀려 고생하는 한국으로서는 경기를 풀어가기가 너무도 어려웠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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