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파리 올림픽 여자핸드볼 최대 이변”
국제핸드볼연맹(IHF)은 26일(한국시간)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독일을 23-22로 꺾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부 조별리그 A조 1차전(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을 이렇게 평가했다.
첫 경기부터 한국이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럽 국가를 상대로 1승도 채 거두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2위에 그친 최약체이기 때문. 반면 A조에 속한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은 세계선수권대회 2위와 3위, 4위에 각각 올랐다. 슬로베니아는 11위였다. 한국이 이날 꺾은 독일은 6위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보란 듯이 첫판에서 승리를 거뒀다. ‘우생순’의 서막을 알리는 최고의 출발이었다. 8강 진출이 1차 목표인 대표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손에 땀을 쥐는 극적인 승부였다. 경기 종료 15분께를 남겨 놓고 한국은 14-18로 벌어지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해외파’ 류은희(34·헝가리 교리)와 전지연(21·삼척시청), 강은혜(28·SK 슈가글라이더즈)의 연속 득점으로 한국은 19-19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독일에 밀리지 않은 한국이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건 H리그 골잡이들 덕분이었다. 21-21로 맞선 경기 종료 4분 전 우빛나(23·서울시청)의 7m 득점에 이어 경기 종로 22초 전에는 강경민(28·SK 슈가글라이더즈)이 골을 터뜨렸다. 2점 차로 도망간 한국은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빛나는 신한 쏠(SOL)페이 2023~2024 핸드볼 H리그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이자 득점왕 출신이다. 강경민은 정규리그 MVP 3회, 득점왕 3회에 오른 여자핸드볼 특급 공격수다.
6득점으로 류은희와 각각 최다 득점한 강경민은 경기 후 "우리나라 선수단 출발을 저희가 잘 끊은 것 같아서 기분이 매우 좋다"며 "마지막 득점은 안 들어갔으면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꼭 이기고 싶어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기뻐했다.
대표팀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함께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찾았다.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여자핸드볼은 역대 올림픽에서 메달 6개(금 2·은 2·동 2)를 따낸 효자 종목이다.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파리까지 11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내리막길이다. 2012 런던 대회에서는 12개국 중 4위에 그쳤고 2016 리우 대회에서는 사상 최악인 10위에 머물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8위였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 핸드볼은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핸드볼은 이번 대회 한국의 유일한 구기 종목. 그만큼 선수들도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여자핸드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헨릭 시그넬(48·스웨덴) 감독은 지난 5월부터 선수단을 소집해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유럽 국가들과 평가전을 계속 치르면서 보완점을 찾고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었다. 덕분에 선수들은 신체적 열세 속에서도 ‘유럽 공략법’을 만들 수 있었다.
이번 독일전 승리는 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평균 신장은 177.6cm로 한국(172.9cm)보다 5cm가량 차이 났다.
특히 한국의 장거리 슈팅이 주효했다. 6m 득점(7-6)과 7m 득점(4-2), 9m 득점(7-3)에서 모두 한국이 독일에 앞섰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그동안 매일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독일이라는 강한 상대를 이겼다"며 "특히 수비에서는 내가 온 이후 가장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28일 같은 장소에서 슬로베니아와 2차전을 치른다. 슬로베니아를 이기면 8강 진출은 더 가까워진다. 슬로베니아는 덴마크와의 1차전에서 19-27로 졌다. 스웨덴은 노르웨이를 32-28로 꺾었다.
한편, 여자양궁 간판 임시현(한국체대)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랭킹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이자 올림픽 신기록인 694점을 쏴 64명 중 1위에 올랐다. 남자 랭킹라운드에서는 김우진(청주시청)이 686점으로 역시 1위에 올랐다.
둘은 각각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혼성전)에 출전해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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