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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브로커' 신유빈, 무한도전서 밝힌 꿈이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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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브로커' 신유빈, 무한도전서 밝힌 꿈이 현실이 됐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4.07.30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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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전 국민이 어린 시절을 다 알고 있는 신유빈(20·대한항공)이 오빠 임종훈(27·한국거래소)의 입대를 막았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3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3위결정전에서 웡춘팅-두호이켐(홍콩)을 게임스코어 4-0(11-5 11-7 11-7 14-12)으로 완파하고 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다음달 19일 군입대가 예정돼 있던 임종훈은 병역면제 혜택을 받게 됐다. 둘은 동메달이 확정되자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친 뒤 격하게 포옹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임종훈(왼쪽)과 신유빈이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한 후 껴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은 그간 ‘탁구 신동’ 혹은 스코어를 낼 때마다 외치는 함성소리에서 따온 ‘삐약이’라 불렸다. 이번엔 파트너의 군대 문제가 코앞이던 차에 빼어난 활약으로 올림픽 메달을 합작함으로써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신유빈은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23‧PSG)과 더불어 한국인이 유년기를 전부 지켜봐 유독 사랑을 많이 받는 스포츠스타다. 이강인이 KBS '날아라 슛돌이‘로 뜬 것처럼 신유빈은 일찌감치 ’탁구 신동‘으로 불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나이 다섯이던 2009년 SBS '스타킹‘에 출연, 레전드 현정화 SBS 해설위원을 상대로 강한 드라이브를 때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여유만만‘, ’생생정보통‘ 등 KBS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며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신유빈은 전 국민이 성장 과정을 지켜봐 유독 사랑받는 스포츠스타다. [사진=연합뉴스]

2014년 3월 출연한 MBC ‘무한도전-지구를 지켜라 특집’ 편은 아직도 여러 차례 회자된다. 신유빈은 박명수, 길, 노홍철, 하하 등의 짓궂은 장난에다 탁구대 크기를 요상하게 줄이거나 라켓으로 핸디캡을 주는 등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멘탈을 키웠다. 박명수가 신유빈에게 “이 사람아”라고 말한 장면, 노홍철의 페이크 서브 등이 폭소를 자아낸 회차다.

당시 MC 유재석의 “유빈 양은 장래희망이 뭡니까?”란 질문에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던 이 어린이는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으면서 꿈에 다가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국내 최고 권위 이벤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를 4-0으로 눌렀고 중학교 2학년 때엔 조대성(삼성생명)과 한 조로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 나서 2위에 올랐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임종훈(왼쪽)과 신유빈은 찰떡호흡으로 홍콩 조를 완파하고 한국 탁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비록 포디엄 위에 오르는데 실패했지만 이는 쓴약이 됐다.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은메달을 땄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역시 전지희와 호흡을 맞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그리고 2024년 7월, 마침내 고대하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제 신유빈은 여자 단식에서 유재석에게 밝힌 포부, 올림픽 챔피언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8위인 그는 앞서 62강전에서 250위 멀리사 테퍼(호주)를 가볍게 누르고 32강에 올라 있다. 71위 조르지나 포타(헝가리)가 다음 상대다.

[그래픽=연합뉴스]

임종훈-신유빈의 이번 메달은 여러 모로 의미가 깊다. 유남규, 현정화, 김택수, 유승민 등 세계 정상급 스타들을 배출했던 한국 탁구는 올림픽 탁구에서 다소 침체돼 있었다. 이번 메달은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 이후 12년 만이다. 여자로 범위를 좁히면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체전 동 이후 16년 만에 나온 올림픽 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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