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톰 크루즈,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빌리 아일리시, 스눕독...
미국이 다음 올림픽 개최지가 어디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킨 폐회식이었다.
제33회 하계 올림픽인 2024 파리 올림픽이 17일 간의 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폐회식은 4년 뒤 열릴 다음 대회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라는 사실이 강조된 이벤트였다.
콘셉트는 '올림픽이 사라진 미래'였다. 우주선을 타고 온 황금빛의 미래인이 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흔적을 따라 가며 올림픽 역사를 더듬었다. 이어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바흐 위원장이 캐런 배스 LA 시장에게 오륜기를 전달하면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졌다.
하이라이트는 톱 배우 톰 크루즈의 등장이었다. 크루즈는 경기장으로 몸을 던지더니 단상으로 올라가 올림픽기를 받아 오토바이에 꽂고선 영화 ‘탑건’ 속 장면처럼 파리 시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비행기에 오른 그는 하늘에서 LA를 상징하는 할리우드에 도착했다. 그리고 산악 바이크 선수인 케이트 코트니에게 오륜기를 전했다.
올림픽 4관왕에 빛나는 육상 전설 마이클 존슨이 깃발을 넘겨받았고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을 빠져나와 시민들과 함께 LA 해변에 도착했다. 그리고 펑크록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요즘 가장 핫한 셀러브리티인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시, 힙합 대부인 래퍼 스눕독 등 미국이 자랑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번 대회 수영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열기를 띄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레옹 마르샹이 스타디움으로 성화를 가져왔고 각 대륙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를 입김으로 끄면서 파리 올림픽의 종료를 알렸다.
피날레는 프랑스 가수 이술트가 장식했다. 명곡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가창했다. '마이 웨이'의 원곡은 프랑스의 가수 클로드 프랑소와가 부른 콤 다비튀드(Comme d'habitude)다. 시나트라가 영어로 번안해 대히트한 곡이 울려 퍼지면서 파리와 LA를 아우른 것으로 보인다.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은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이 열린 센강의 수질 문제로 논란이 됐다.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북한'이라고 소개하는 등 운영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저탄소 올림픽을 강조하며 밀어붙인 조직위원회의 에어컨 불가 정책, 채식 위주의 식단도 구설에 올랐다.
그러나 앵발리드, 그랑팔레, 콩코르드 광장, 에펠탑 앞 마르스 광장, 베르사유 궁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 유적과 명소가 경기장으로 탈바꿈한 점, 약 7000명의 선수가 배를 타고 센강 6㎞를 행진한 개막식은 문화 도시 파리의 위용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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