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이 12일(한국시간) 폐회식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면서 다시 관심은 안세영(22·삼성생명)으로 쏠리게 됐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배드민턴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과 훈련방식, 일방통행식 의사 결정 체계 등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배드민턴협회가 안세영의 주장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사실상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안세영은 귀국 후 “제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이 끝나고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단식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방수현(52) MBC 해설위원은 한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수로 뛴다는 게 얼마나 어렵나. 안세영만 힘든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그런 환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나도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들어가 그 시간을 다 겪었다. 대표팀을 누가 등 떠밀어서 들어간 게 아니지 않나”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일부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앞서 올림픽이 끝나면 이 사안에 대해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오전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격 레전드 출신 진종오(45) 국민의 힘 청년최고위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49)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까지 이 사안에 나서면서 당분간 체육계가 시끌벅적할 분위기다.
문체부는 “12일부터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조사단은 10명이 넘는 대규모다. 문체부 체육국장이 단장을 맡고 조사 경험이 있는 문체부 직원과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 등이 참여한다.
문체부는 “안세영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체부가 살펴볼 주요 제도개선 사항으로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 및 훈련과 대회출전 지원의 효율성 ▲관행상 금지되고 있는 개인 트레이너의 국가대표 훈련 과정 참여의 필요성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배드민턴 종목에 있는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제도의 합리성 ▲선수의 연봉 체계에 불합리한 점 있는지 여부 등이다. 9월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게 목표다.
같은 날 진종오 의원은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개설·운영한다고 밝혔다. 진종오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체육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체육계의 권익 신장과 인권 보호를 위해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세영의 폭로와 관련해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과 소통 부재를 드러냈다”라며 제보센터를 통해 쳬육계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강유정 의원은 지난 11일 배드민턴협회의 일부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유정 의원이 배드민턴협회로부터 제출받은 '국가대표 운영 지침'에 따르면 선수들이 선수촌 안팎의 생활 및 훈련과정에서 따라야 하는 규정으로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 '담당 지도자 허가 없이는 훈련 불참·훈련장 이탈 불가' 등이 적시돼있다.
강유정 의원은 대한양궁협회 국가대표 운영 규정의 경우 선수의 의무에 대해 '경기력 향상과 관련한 지시 사항 이행', '정당한 인권 및 안전 보호를 위한 지시 사항 이행' 등으로만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유정 의원은 “지도자의 모든 지시와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배드민턴협회 조항은 시대착오적이자 반인권적"이라고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안세영의 얘기를 잘 듣겠다고 했다. 그는 폐회식을 앞두고 열린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잘 마무리하고 들어가서 (안세영의) 얘기를 들어 볼 거다. 그걸 듣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면 손보고, 혹시라도 오해가 있었다면 진솔한 대화를 통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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