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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아귀·장첸, '더 美친' 고민시 앞에서 '벌벌'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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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아귀·장첸, '더 美친' 고민시 앞에서 '벌벌'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8.21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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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타짜'의 악귀 김윤석, '범죄도시'의 장첸 윤계상이 악랄함을 벗고 착한 얼굴을 더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연출 모완일·극본 손호영)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모완일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부부의 세계' 모완일 감독이 'JTBC X SLL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의 작품을 연출했다.

윤계상(왼쪽부터), 이정은, 모완일 감독, 고민시, 김윤석.

모완일 감독은 작품과의 첫 만남에 대해 "신인 작가 손호영 작가님이 쓰셨다. 너무 특이한 이야기라 드라마로 나오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미련이 남더라. 작품을 매력적으로 만들면 시청자들이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고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소중한 공간에 원치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모두가 각자의 미래를 스스로의 방식으로 대면한다. 감동적이고, 재미있고, 결론이 어떨지 저도 궁금했다. 이를 시청자에게 공유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제목부터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에 대해서는 "아름답고 조용한 숲속을 걸어가면 기분이 좋지 않나. 너무 행복한 순간인데 눈앞에 원치 않는 인물이 등장하면 평화로운 공간이 갑자기 공포로 변한다. 그 이중성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영어 제목은 'The Frog'. 이에 걸맞게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와 같은 인물들, 그리고 그 돌을 던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윤석은 한순간의 선택으로 평온했던 일상을 위협받게 되는 펜션 주인 영하로 분했다. 특히 김윤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2007년 드라마 '있을 때 잘해' 이후 17년 만에 드라마 출연을 결정했다.

김윤석.

◆ 17년만 드라마, 최민식·송강호 잇는 김윤석

모완일 감독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밝힌 김윤석은 "배우에게 대본은 러브레터가 오는 것과 같다. 그 러브레터가 마음에 들면 감독과 만나는데, 모완일 감독과 저는 20여 년 전에 만났다"며 "제가 연극만 하다가 카메라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춘 게 '부활'이었는데 당시 모완일 감독이 KBS에서 입사한지 얼마 안 돼서 조연출을 맡고 있었다. 그때 함께했던 멤버들이 너무 좋아서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20년 넘어서 만나도 너무 반갑고 그리운 사람들이다. 그런 감독이 대본을 보냈다고 하니 신뢰가 있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앞서 최민식, 송강호와 같이 한국영화 중심을 지킨 배우들이 시리즈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김윤석은 '배우들끼리 좋은 드라마를 보고 나면 영화만 하는 게 아니라 드라마를 언젠가 꼭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동안 걱정된 것은 사전 제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본이 끝까지 나오면 결말을 계산하면서 갈 수 있는데 나오지 않으면 곤욕스럽다. 다행히 이제는 사전 제작 촬영 환경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시리즈를 하는 것도 시대의 흐름인 것 같다. 거부할 필요도 없고 영화는 영화대로, 시리즈는 시리즈대로 공존하는 것이다. 최민식, 송강호 두 분도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작품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영하는 윤계상이 연기하는 상준과 대비된다. 김윤석은 영하를 '삶의 끝을 향해 가는 사람', 상준을 '세상을 향해 출발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영하는 숲속 펜션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아내의 부탁을 들어주고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펜션에서 조용히 살고자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불청객 성아(고민시 분)가 찾아온다. 성아는 영하의 삶에서 상상도 못해본 독특한 인물이다. 영하는 성아와의 대립을 어떻게든 이성적으로 정리하려 하지만 상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과 마주하게 된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윤석은 "장르적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가 쉽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단조롭지 않다. 보통 사람의 이성적인 해결 방식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야 했다. 제가 엄중호(추격자)나 아귀(타짜)였다면 해석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을 거다. 하지만 영하는 공중도덕을 해한 적도 없는 사람이기에 상황을 대처하는 모습들이 가장 중요했다"고 캐릭터 해석 방향을 이야기했다.

◆ '착한' 윤계상·'美친' 고민시·'술래' 이정은

윤계상이 연기하는 '레이크뷰 모텔' 주인 상준은 상대방에게 베푼 선의가 뜻하지 않은 불행으로 돌아와 삶이 서서히 무너지는 인물. 모완일 감독은 "그냥 착하게 생겨서 캐스팅하려 한다"는 단순한 말로 윤계상을 단번에 설득했다고. 윤계상은 "이 말이 너무 담백하고 배우인 저의 모습에 대한 확신이 있으시구나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알렸다.

이번 작품에서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장첸(윤계상 분)과 장이수(박지환 분)가 재회한다. 박지환은 윤계상의 친구로 분한다. 윤계상은 "너무 친하니까 연기에 그 모습이 묻어났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윤계상.

고요한 숲속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성아는 고민시가 맡았다. 성아는 영하의 펜션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한다. 그 덕에 영하의 평화로웠던 삶의 균형이 일그러진다. 고민시는 두 번의 오디션 형식 미팅을 통해 성아에 캐스팅됐다. 대본을 읽자마자 활자를 읽는 것만으로 서늘해지고 한기가 들어 몸이 차가워졌던 기억이 있다는 고민시는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서 최고 난이도로 느껴졌다"며 "스스로 고민하고 의심하면서 행동했다. 변화하는 상아의 깊은 내면 속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인물에는 있지만 성아에게 없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저만의 성아를 표현하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외적으로도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외적인 모습도 가꿨다"고 답했다.

김윤석, 윤계상, 이정은에 비해 '신인' 연기자인 고민시는 "선배님들과 나눈 호흡과 시간이 너무 좋았다. 제가 존경했던 선배님들과 가까이서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배움이고 엄청난 자극이기도 하다. 그런 순간들을 더 깊게 느끼면서 연기하려고 했다"며 "현장에서 이야기를 길게 하지 않더라도 선배님들이 주시는 에너지들을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너무 행복했다. 하루하루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고민시에 대해 "주로 남남 케미를 하다가 드물게 남여 케미로 고민시 씨를 만났다. 빈말이 아니라 앞으로의 필모가 궁금한 배우다. 작은 몸 안에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가 있더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은 역시 "고민시 씨와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아직도 꿈에 나올 정도"라고 극찬했다.

모완일 감독은 "캐스팅을 하면서 나와 우리 민시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세 분은 어마어마한 분들 아닌가. 오랜기간 다양한 작품을 해오셨고 고민시 배우는 상대적으로 신인이다. 저 또한 이런 장르는 처음"이라며 "그런데 촬영이 시작되고 한 달도 안 됐는데 고민시 배우가 장난이 아니더라. 그때부터 저만 남았다. 그래서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칭찬 섞인 너스레를 떨었다.

고민시.

이정은이 맡은 '술래' 보민은 범인을 쫓는 성향과 그런 운명을 타고나 본능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쫓는다. 이정은은 "어떤 역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좋은 작품하고 싶다', '어떤 역도 안 가린다'고 했는데 사실 오래 전부터 순경 역을 해보고 싶었다"며 "완고를 다 보고 결정한 건 아니고 중간쯤 읽고 분량 상관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계속 나오더라"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정은은 모완일 감독에게 많이 의지했다며 "사냥꾼에게는 역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동물의 생태와 총을 잘 쏘는 본능이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정은.

끝으로 모완일 감독은 "개인적으로 욕심이 많아서 '부부의 세계'보다 잘 됐으면 좋겠다. 훨씬 사랑스럽고 의미 있는 결과를 내고 싶다"며 "무엇보다 저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끝내고 마지막 회를 보면서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시청자들이 경험하면 '부부의 세계'를 뛰어넘는 것이 아닐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이정은은 "솔직히 이 작품 때문에 점도 봤는데 잘 된다더라"라고 말해 환호를 자아냈다.

모완일 감독이 전하는 시청 팁으로는 "조금은 불친절할 수 있는데, 조용하고 사운드를 키운 환경에서 인물들의 얼굴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보시면 훨씬 감정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오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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