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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 영광과 돌아온 '파친코', 낯선 땅이 뒤집힌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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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 영광과 돌아온 '파친코', 낯선 땅이 뒤집힌다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8.23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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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선자의 삶이 계속된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Pachinko)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파친코'의 여정을 함께하는 배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가 참석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기 위해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강인한 어머니 선자(윤여정 분)의 시선을 통해 사랑과 생존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 작품. 2022년 3월 공개된 시즌1은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가며 펼쳐지는 푸부한 대서사시를 담아내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고담 어워즈를 비롯한 세계 유수 시상식의 상을 휩쓸었다.

이민호(왼쪽부터), 김민하, 윤여정, 김성규, 정은채.

이날 공개되는 시즌2 첫 번째 에피소드는 시즌 1로부터 7년이 지난 1945년을 배경으로 한다. 젊은 선자(김민하 분)는 2차 세계 대전의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이어 다시 1989년 도쿄, 노년의 선자는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솔로몬(진하 분)을 걱정한다.

지난 시즌1에서 선자는 한수(이민호 분)와의 만남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으나,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을 살기 위해 고향과 어머니를 떠났다. 이후 남편 이삭(노상현 분)과 함께 낯선 오사카에 정착했다. 모든 게 낯설고 두려운 땅. 선자는 이삭의 형 요셉(한준우 분), 형수 경희(정은채 분)와 함께 지내며 이방인의 삶에 적응해 나간다.

◆ 시즌1에서 시즌2, 7년 간극 속의 격변

이민호는 "시즌1이 땅을 잃은 자들의 생존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실제로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한수는 시즌1보다 더 진해졌다. 욕망과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민하는 "시즌1에 비해서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 세월을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전보다 아들과의 관계도 많이 나타나 시즌1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성애를 고민했다. 또 가족과의 관계성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1995년생인 김민하는 아직 20대의 나이다. 모성애 표현을 고민하며 할머니, 어머니에게 "나를 왜 사랑해?"라는 질문도 던졌다고 덧붙였다.

김민하.

한수는 선자를 사랑하지만 강한 소유욕으로 고통을 주고 선자는 그런 한수에게 강하게 선을 그으면서도 본능적으로 끌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민호는 "팬분들도 한수를 해바레기(해바라기+쓰레기)라고 부르더라"라며 "그냥 자신과 같은 강인한 인간인 선자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해석했다. 저 사람을 소유하고 싶다는 감정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소유욕이 계속 이어진 것 같다. 그 시절은 서로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고 표현할 필요가 없기도 했다. 그녀의 반응과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는 태도가 강했다. 지금 시대에 한수가 있었다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민하는 "한수는 선자에게 처음으로 세상을 보여준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었다"며 "새로운 문을 열어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으로 정의하기엔 너무 의미가 큰 사람이다. 시즌2는 두 사람의 관계가 더 복잡해진다. 내 감정은 뭘까, 이 사람이 내 삶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는데 계속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이 사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선자는 결국 이를 인정하는 순간까지 가게 된다. 저는 이러한 복잡한 감정의 여정을 떠났던 것 같다. 선자의 감정은 정의내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서 더욱 활약할 정은채는 "시즌1에서 경희가 적응하지 못하고 혼란을 겪는 캐릭터였다면, 시즌2에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조금 더 강인해진 경희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성규.

김성규는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했다. 그는 "이전에 맡았던 역할과 다른 결이 있어서 오히려 함께했다고 했을 때 정말 놀랐다. 어디에 이야기를 함부로 하면 안 돼서 조용히 기뻐하며 촬영을 준비했다"고 합류 소감을 전했다. 

윤여정은 시즌2에서 손자 솔로몬 역을 맡은 진하와의 호흡을 이어간다. 윤여정은 진하를 처음 만났을 때 긴 오디션 끝에 발탁된 신인 배우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얘를 뽑으려고 그렇게 오랫동안 오디션을 본 거야?"라는 호기심을 가졌다고. 그는 "배우는 배우끼리 알아보는 게 있다. 특히 노배우는 더 그렇다. 첫 만남이 기차역에서 붙는 신을 촬영할 때였는데 인물을 표현하는 걸 본 순간 '얘 잘하겠구나' 싶었다"며 "그래서 아들을 통해 이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라고 했다. 재주가 많은 배우더라. 영어는 능숙하지만 일본말은 못하는 애인데 그걸 다 해냈다"고 칭찬했다.

이어 시즌2에 합류한 쿠니무라 준과 호흡하며 일본어 대사가 늘어난 부분이 쉽지 않았다는 호소와 함께 "나는 늙어서 걸어다니는 게 용한 수준이다. 집에 가면 누워만 있다"는 너스레를 더해 웃음을 안겼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스틸컷. [사진=애플TV+ 제공]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스틸컷. [사진=애플TV+ 제공]

◆ 한국의 역사, 오늘날 이민자의 삶과 맞닿다

'파친코'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며 한국의 아픈 역사를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역사책으로 배운 것 이상의 깊은 이야기를 가슴에 새겼다.

이민호는 "처음 오디션을 보고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이야기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와 감동이 있었다"며 "한국이라는 국가는 특성상 히스토리가 많다. 선조의 희생과 이겨냄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감사함을 느꼈다. 우리가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면 아주 사적인 이야기까지 간섭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하다. 역사적인 사건을 되돌아 보고 역사적인 순간들에 소외받고 주목받지 못했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만으로 뜻깊었다"고 답했다.

이민호.

김민하는 "내가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자각을 했다"며 "쇼가 나오고 나서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공감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할 때 감격스러웠다. 우리 나라의 이야기라도 전 세계 통합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뜻이니까. 이런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극중 늙은 순자는 손자 솔로몬에게 "네가 누군지 잊지 마라"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이민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대목이다. 윤여정은 "연기를 할 때 이 대사가 어떤 파급력을 줄 것인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 생각에는 작가가 잘 쓴 거다. 점점 일본 사람, 미국 사람이 되어가는 손자를 보면서 하는 대사"라고 이야기했다.

윤여정.

이민자의 삶을 그린 '미나리'와 '파친코'가 세계적인 극찬을 받으면서 윤여정은 한국 이민자의 삶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다. 그러나 윤여정은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 역할을 하는 것뿐"이라는 단순한 작품 선택 방식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파친코'를 하면서 잠깐 이런 생각을 하긴 했다. 타국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 차별받는 일을 반복해 겪으면 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움추려 들게 된다. 선자의 손자는 일본어를 잘해서 부당함에 분노할 수 있지만 선자는 그러지 못한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 '슬프지 않은데 왜 눈물이 나냐'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시즌2는 재일교포인 이상일 감독이 리안 웰햄, 진준림과 함께 연출자로 나선다. 김민하는 "감독님에게 장난으로 '저 포기하면 안 돼요'라고 이야기했는데 '이 작품은 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절대로 놓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셨다. 너무 죄송스러웠다. 마지막 촬영이 다가올 때는 울컥하는 감정도 생겼다"는 에피소드를 알렸다.

[사진=애플TV+ 제공]
[사진=애플TV+ 제공]

◆ 파친코 댄스, 시즌3까지 이어질까?

배우들이 춤을 추는 장면으로 이루어진 '파친코'의 오프닝은 스킵 버튼을 누르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이끌림을 준다. 김성규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시즌1을 보며 "작품에서 볼 수 없는 행복한 얼굴들이고, 시청자로서는 이들의 삶을 응원하게 만드는 오프닝이었다"고 말해 공감을 샀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전달됐다. 이민호는 촬영 3일 전 갑작스럽게 '문워크' 제안을 받았다고. 그는 "'무슨 문워크야' 했더니 시대와 시대를 잇는 시퀀스 장면에 문워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보기에는 어려워 보이지는 않지만 3일 정도 바짝 연습했다"고 고백했다.

김민하는 "오프닝을 이틀 촬영했는데 저는 아직도 핸드폰에 연습하는 영상이 많이 남아있다. 많이 떨렸던 기억이 있다. 특히 아이들이 촬영 전에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다가도 음악이 켜지면 경쟁하듯 신나게 추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즐거웠다"고 각별한 순간을 떠올렸다.

김성규는 춤을 추다가 엘리베이터에서 갇히는 불상사가 일어났다고. "부담감에 찍기 전날 엘리베이터에서 춤 연습을 하다가 추다가 갇혔다"는 황당한 에피소드를 전한 김성규는 "1시간 30분 정도 있었다. 위험한 상황은 아녔다. 엘리베이터를 흔들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파친코'의 방대한 서사는 시즌3을 향한 기대감도 불러왔다. 김민하는 시즌3 가능성에 대해 "저도 바라고 있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파친코' 시즌 2는 23일 첫 번째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총 8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오는 10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 한 편의 에피소드가 애플TV+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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