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홍명보(54)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인터뷰 도중 “선수들이 감독님을 무서워하는데 어떻게 접근할 계획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비로소 긴장이 풀린 듯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웃었다.
그는 “선수들하고 말 많이 하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선수들이 잘하면 특별히 얘기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제 이미지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런 질문을 받은 건 앞서 기자회견을 먼저 한 이재성(32·마인츠)이 홍명보 감독의 첫인상에 대해 “사실 좀 무서웠다”라며 “생각보다 더 자상한 면도 있었다. 감사하게도 저녁을 사주셔서 감사하게 잘 먹었다”라고 말했기 때문.
이재성은 “감독님은 (예전부터) 규율적인 부분과 선수들의 태도를 많이 강조했다. 그런 부분을 들었을 때 선수 입장에서는 조금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어떤 문화를 이끌어 나갈지 많이 얘기해 보겠다”라고 했다.
K리그1 광주FC에서 뛰었던 엄지성(스완지시티)은 “감독님을 워낙 K리그에서 많이 뵀었다”라며 “카리스마도 있으시고 포스(힘)도 엄청나게 넘친다”라며 “같은 팀의 감독님으로 계시다보니 그냥 멋있다”라고 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선수단을 이끌고 첫 공식 훈련에 나섰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훈련에 나선 건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후 처음이다. 대표팀은 오는 5일 팔레스타인, 10일 오만과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2차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은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며 “대표팀 감독으로 운동장에 서는 게 10년 만이다 보니 설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데 두려움도 있다”며 “예전에 (감독을) 경험했기 때문에 거기에서 나온 두려움”이라고 했다. 홍명보 감독은 10년 전인 2014년 대표팀을 이끌고 FIFA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했다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1무 2패에 그치며 예선에서 탈락해 국민적인 비난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실패를 한 번 해봤기 때문에 거기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있다”며 “그래도 축구장 안에서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이겨나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훈련에는 조현우와 주민규(이상 울산 HD), 이동경(김천상무), 양민혁(강원FC) 등 K리그에서 뛰는 12명 전원과 유럽파 이재성과 엄지성, 중동에서 활약하는 조유민(샤르자), 정승현(알와슬), 박용우(알아인), J리그 소속의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송범근(쇼난 벨마레) 등 19명이 참여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턴 원더러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 황인범, 설영우(이상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한범(FC미트윌란) 등 일부 유럽파는 차례로 귀국할 예정이다.
선수단은 이날 20여 분간 취재진에 공개된 훈련에서 운동장을 돌면서 몸을 풀고 각자 매트에 누워 근육을 풀었다. 정승현과 주민규, 송범근, 박용우는 축구화를 신고 선수단과 떨어져 따로 훈련했다.
대표팀은 2일과 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한 뒤 4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훈련을 이어간다.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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