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합성, 일명 '딥페이크' 범죄가 심각 수준으로 치닫은 가운데 전 세계 최대 피해자가 K팝 여성 가수로 나타나면서 가요계가 강경 대응 경보를 울렸다.
최근 발표된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시큐리티 히어로의 '2023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착취물 국가의 53%가 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개 이상의 웹사이트에서 10만개 가량의 콘텐츠을 분석한 결과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피해자 절반 이상이 여성 K팝 가수 및 한국 배우로 나타났다. 더불어 가장 많은 성착취 동영상이 제작된 상위 10명의 피해자 중 8명이 한국 여성 가수일 정도로 가요계 피해가 막심했다.
이에 소속사들도 칼을 뽑았다. 블랙핑크, 베이비몬스터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는 2일 공식 입장을 통해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들과 관련하여 부적절한 딥페이크 제작물이 제작 및 유포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범위하고 악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해당 불법행위를 계속 모니터링 하고 불법 영상물을 삭제/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형사절차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사는 아티스트의 인격과 명예에 심각한 위해를 미치는 모든 불법행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강경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트와이스, 있지, 엔믹스 등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또한 지난달 30일 팬 커뮤니티를 통해 "최근 당사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관련 자료를 모두 수집하고 있는바, 전문 법무법인과 함께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가수 권은비는 성적인 딥페이크 사진을 유포한 이들을 고소해 경찰 수사를 진행 중이며, 뉴진스 역시 지난 6월 멤버들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유포 및 판매한 이들을 경찰에 넘겨 그중 일부는 1심에서 형사처벌을 받아냈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2일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의 빠른 구제를 목표로 ARS 신고·상담 패스트트랙을 도입했다.
방심위 디지털 성범죄 상담센터인 '1337'의 기존 ARS 상담은 상담 세부 유형을 선택하는 과정으로 인해 상담사 연결까지 2분 30초 가량이 소요됐지만 이번 패스트트랙 도입을 통해 40초 이내 상담사와 연결할 수 있다. '1337' 연결 후 3번을 선택하면 바로 전용 신고·상담 서비스로 연결된다.
한편 경찰청 국사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29일 나흘 만에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총 88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피의자 24명이 특정됐다. 경찰은 최근 딥페이크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범죄와 관련해 텔레그램 법인에 대한 내사를 시작했다. 텔레그램이 계정정보를 감추고 성착취물 범죄를 방조하고 있다며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 등 관련자들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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