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과 오만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이 열린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
후반 중반까지 오만과 1-1로 맞선 한국은 후반 내내 답답한 공격에 창끝이 무뎌져 있었다. 지고 있진 않았지만 21년 전인 2003년 이곳에서 1-3으로 졌던 ‘오만 쇼크’를 떠올릴 정도로 무기력한 공격력이었다.
이때 해결사로 나선 선수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후반 37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가르면서 답답했던 경기를 단숨에 풀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추가 골까지 도왔다.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 홍명보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3-1로 이겼다.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홍명보 감독은 2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1승 1무가 된 한국은 승점 4로 요르단과 승점은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밀려 2위에 자리 잡았다.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기 위해서는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골잡이 손흥민이 이끈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10분 황희찬(울버햄턴 원더러스)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오만의 프리킥 상황에서 정승현(안와슬)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1-1로 맞선 채 후반을 맞이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만 돋보였을 뿐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서 답답했다. 전반 초반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과 황희찬, 정승현의 슈팅이 연달아 나왔지만 후반 25분 이후 주도권을 뺏겼고 이 흐름이 후반 내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짜릿한 역전골이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37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아크 중앙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골문 왼쪽 구석으로 찔렀다. 오만 수비진이 밀집해 있었지만 손흥민의 슈팅이 이를 뚫어냈다.
후반 추가시간이 16분이 주어진 상황에서 손흥민은 추가 골을 도왔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오른쪽으로 패스를 내줬고 이를 받은 주민규(울산 HD)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앞서 황희찬의 선제골을 도운 손흥민은 이날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모든 골에 관여했다.
손흥민은 A매치 통산 49번째 득점을 터뜨리면서 2골만 추가하면 황선홍(50골)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을 넘어 이 부문 2위로 올라선다.
한국인 A매치 최다 득점자는 차범근 전 감독이다. 대한축구협회 기록으로는 58골이지만 FIFA가 인정하는 A매치 득점은 55골이다.
손흥민의 A매치 출전은 129경기로 4경기만 더 뛰면 이 부문 역대 3위인 이운재(133경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손흥민은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으로부터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받았다.
한국은 이날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공격력은 나아졌다. 16개의 슈팅을 쐈고 이 중 절반인 8개가 유효 슈팅이었다. 하지만 손흥민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유럽파가 즐비한 상황에서 전반 중반부터 후반 막판까지 주도권을 잡지 못한 점은 개선해야 한다.
한국은 FIFA 랭킹 23위인 반면 오만은 76위다. 한국은 96위의 팔레스타인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 바 있다.
한국은 내달 요르단(68위), 이라크(55위)와 월드컵 예선을 이어간다.
팔레스타인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더 악화된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 승리로 한숨 돌렸다. 홍명보 감독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판 속에 놓여 있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2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요청으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 등과 국회에 출석한다.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KFA 감사에 착수했다.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하는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KFA의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이 적절했는지 국회에서 공개 검증하겠다 밝혔다.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된 내부 제보를 받아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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