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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근호·한준희 이구동성 "어렵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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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근호·한준희 이구동성 "어렵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4.09.1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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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중동 원정, 역시나 어렵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현역 시절 중동에서 뛰어본 이근호 위원도,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인 한준희 위원도 전부 가슴을 쓸어내린 한판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오전(한국시간)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오만에 3-1 승리를 거두고 조 2위로 뛰어 올랐다.

이날 경기가 열린 오만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의 환경은 태극전사들에게 너무나도 버거웠다. 기온이 34도를 넘나들었고 습도도 50% 안팎이라 스프린트를 하고 나면 숨이 턱턱 막혀 보였다. 전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현지에 동행한 취재진에게 “생각보다 덥고 습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을 정도다.

손흥민이 스코어를 2-1로 만드는 왼발 중거리 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안방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졸전을 치른 대표팀은 이날도 전반 막판 실점하며 80분까지 답답함을 자아냈다. 다행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손흥민이 클래스를 뽐내면서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쿠팡플레이와 인터뷰에서 “많은 아시아 팀들이 발전하는 게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참 뿌듯하다. 이런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며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 예선은 홈, 어웨이 상관없이 정말 매 경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만은 FIFA(피파) 랭킹이 76위로 한국(23위)보다 53계단 아래였음에도 오랜 시간 잘 버텼다. 특히 전반 30분부터 후반 30분까지 범위를 좁히면 한국이 결코 우위라고 볼 수도 없었다. 앞서 요르단과 B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이라크 원정에서 잘 싸우다 0-1로 진 게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준 셈이다.

카타르 클럽 엘 자이시에서 현역을 보냈고 국가대표 시절 중동 팀을 상대로 골을 많이 넣어본 이근호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최종 스코어 3-1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오늘 경기를 보면서 원정이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며 “홈경기에선 무조건 (승점) 3점을 따야 한다. 원정에서 지지 않고 비기는 것도 괜찮다”고 경기를 정리했다.

오만 원정을 승리로 마치고 손흥민과 홍명보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근호 위원과 함께 호흡을 맞춘 한준희 해설위원도 “원정 갔을 때 진짜 약팀이 없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긴장되는 국면이었는데 만만찮은 오만 원정서 승점 3을 가져왔다. 1-1에서 막판 2골이 들어간 거라 천신만고라고 할 수 있다”고 총평했다.

이번 월드컵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본선 출전국이 확대돼 열리는 첫 대회다. 최종이 아니라 3차인 이유는 아시아에 배당된 본선행 티켓 8.5장 중 6장만 결정되기 때문이다. 오만, 팔레스타인,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까지 공교롭게도 중동 팀들과만 조편성된 한국은 사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각 조 1,2위에게 주어지는 본선행 확정 티켓 확보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최근 팔레스타인전이라든지, 연초 열렸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에서 보듯 한국이 월드컵 티켓을 딴다는 보장이 없다. 올해 붙은 요르단, 말레이시아, 태국, 오만 등이 월드컵 본선에 10회 연속 진출한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을 맞아서도 전혀 위축되는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흥행을 책임졌어야 할 종목인데 인도네시아에 발목 잡혀 못 나간 것도 얼마 전 일이다. 무려 40년 만에 벌어진 참사, 올림픽 본선행 실패를 축구팬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 전체 수준이 상향평준화됐다는 뜻이다.

한준희 위원은 “아시아에 강팀 내지는 다크호스가 늘어났다. 티켓이 늘어났지만 실제로 잘하는 팀 숫자도 늘었다”며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티켓은 늘어났지만) 난이도는 과거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는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나온 잡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싸늘한 여론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일단 한숨은 돌렸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까지 유럽 무대를 누비는 스타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다. 1승 1무로 2연전을 시작한 한국의 다음 일정은 다음달 10일 요르단 원정, 15일 이라크 홈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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