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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성 갈등 '정년이', 제작 타임라인 훑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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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성 갈등 '정년이', 제작 타임라인 훑어보니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9.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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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드라마 '정년이'가 방송을 한 달 앞둔 바쁜 일정 속에 MBC와의 갈등까지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가 지난 10일 가압류 당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일 MBC가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의 인용에 따라 MBC는 제작사들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게 됐다.

'정년이'와 MBC의 갈등 출발점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먼저 2020년 네이버 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은 자사 웹툰 IP(지식재산권)인 '정년이'를 드라마화하기 위해 김태리의 소속사 매니지먼트 mmm과 손잡고 드라마 판권 계약을 체결, 기획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앤피오엔터테인먼트도 제작 참여를 결정했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정년이'는 김태리를 모델로 한 작품인 만큼 일찍이 주연 배우를 김태리로 낙점하고, 2022년 8월 당시 MBC 소속이었던 정지인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했다. 정지인 감독은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자체발광 오피스' 등을 연출했다. 그중 사극 로맨스 '옷소매 붉은 끝동'이 국내외 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정지인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편성은 자연스럽게 MBC로 협의되는 듯 했다.

그러나 첫 촬영 예정일인 2023년 9월을 4개월 앞둔 시점까지 제작비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제작 난이도가 높은 작품인 만큼 예상 제작비가 높았지만 MBC 측에서 제작사 요구보다 낮은 제작비를 조건으로 제시한 것. 결국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8월 공식 캐스팅 기사를 내게 됐고 "편성 확정 전이니 정지인 감독을 빼달라"라는 MBC의 요청에 따라 감독과 작가의 크레딧을 제외하고 배우 캐스팅 기사만 배포했다.

결국 '정년이'는 촬영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에게 편성을 제안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사가 제안한 제작비를 받아들였고, 그 사실을 알게 된 MBC가 뒤늦게 재협의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앞서 MBC가 제시한 금액은 회당 20억원 이상, CJ ENM 측은 회당 28억원, 총 336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이'의 tvN 편성 윤곽이 잡히면서 정지인 감독 역시 MBC를 퇴사하고 작품 참여를 결정했다. 이후 제작사는 MBC 내부에서 사용한 비용이 있다면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MBC는 이러한 제작사의 제안을 거부하고 법적 대응을 진행했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이어 1년 후인 2024년 9월 10일 법원이 MBC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한 것 이에 대해 '정년이' 측은 12일 공식 입장을 내고 "최근 MBC의 가압류는 법원의 확정적 판단이 아니라 단순 보전처분으로, 제작사들의 입장 소명기회 없이 MBC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잠정 결정임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MBC와 구두합의를 포함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사실이 없으며 MBC로부터 편성 확정을 고지 받은 적도 없다고 알렸다. 

제작사들은 가압류 인용에 대해 "제작사들은 차질 없는 촬영 진행을 위해 MBC가 의사 결정을 미루던 동안에도 촬영 준비를 위한 제작비를 '자체조달'해 가며 계약 협상의 상대방인 MBC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다른 플랫폼의 요청을 다 거절하며 끊임없이 협의를 지속해 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MBC는 촬영 한달 전 이미 제작사들과 작업 중이던 주요 스태프들의 교체를 요구하고, 촬영이 임박한 2023년 8월 제작사들이 "다른 플랫폼을 알아볼 수 밖에 없다"는 최종적인 제안에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하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년이' 측은 "이런 상황 속에서 제작사는 MBC가 사실상 협상을 진전시켜 나갈 의사가 없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정지인 감독 등 MBC 인력 대거 유출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며 "실제로 MBC를 퇴사한 것은 감독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감독의 퇴사 결정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감독의 자발적인 결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제작사들은 "제작사들은 거대 방송사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어서 MBC가 내부에서 쓴 비용이 있다면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MBC는 오랜 시간 동안 비용에 대한 내역도 밝히지 않고 면담 요청도 거절하더니, '정년이' 방영을 앞둔 시점에서 법적 소송을 제기해 악의적으로 작품에 흠집을 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열정과 노고가 담긴 작품 '정년이'가 오롯이 작품 그 자체만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년이'의 가압류 결정은 방송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tvN은 기존 방영 일정을 유지할 예정이다. '정년이'는 오는 10월 12일 첫 방송된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정년이'는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문소리, 정은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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