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은 훈련 과정에서 후원사 신발의 불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한다’는 규정에 따라 비후원사 신발로 교체해 주지 않았다.
대신 안세영은 후원사에서 미끄럼 방지 양말을 맞춤형으로 제작해 경기에 나섰다. 신발뿐 아니라 라켓과 유니폼 모두 후원사의 용품만 사용하는 종목은 올림픽·아시안게임 종목 중 배드민턴과 복싱뿐인 것으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나타났다. 경기력에 직결되는 신발이나 라켓까지 후원사 용품만 사용해야 한다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앞으로는 배드민턴협회의 이같은 규정이 개정될 가능성이 생겼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은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장에서 안세영이 발바닥에 물집이 생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형배 의원은 먼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운동선수에게 신발은 얼마나 중요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경기하는 데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을 불러 “안세영이 신발을 교체해달라고 했는데 왜 안 바뀌었나”라며 “규정 때문이라면, 협약 때문이라면 바꾸면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택규 회장은 “(규정은) 제가 혼자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민형배 의원이 “그럼 협회장을 왜 하냐. 그런 거 해결하라고 협회장 하라는 거 아닌가. 지금이라도 그만둬라”라고 했다.
그러자 김택규 회장은 “규정을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훈련이나 대회 과정에서 자주 나오는 것"이라면서 "(신발 문제는) 스폰서 관계 때문에 제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택규 회장은 횡령·배임죄 적용 가능성이 제기된 페이백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페이백이 아닌 후원 물품이라고 했다. 그는 “(기존에도) 협회가 후원 물품을 (장부에) 등재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협회는 지난해 정부 지원 사업으로 셔틀콕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구두 계약을 통해 약 1억5000만원 규모의 물품을 추가로 받았다. 올해는 1억4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기로 서면 계약한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보조금관리법 위반과 횡령·배임죄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파리 올림픽에 앞서 해병대 캠프에 간 이유에 대해 “종목이 틀린 선수들은 교류가 잘 안 돼 있기 때문에 500명이 넘는 장소가 많지 않았다”며 “정신력 강화와 육체적 훈련이 아니고 교육을 중심으로 했다”고 했다. 이어 “간다는 것에 동의하는 선수들로만 다녀왔다”라고 했다.
사격 선수 출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선수들이) 불만이 많다는 지적이다. 제 경험상 올림픽을 앞두고 비과학적이고 일부 선수들도 반발을 나타냈다”라고 했다. 이에 이기흥 회장은 “익명으로 여론 조사를 했는데 90% 이상 동의했다”라고 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