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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심을 부르는 디바'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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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심을 부르는 디바' 이은미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4.0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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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1992년 ‘기억속으로’로 데뷔해 어느덧 20년이 넘는 세월을 음악과 보낸 그는 '가수 이은미'로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로 실력이 아닌 ‘진심’을 꼽는다. 이은미(48)는 음반이 잘 팔리지 않는 환경을 탓하기보단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음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음악에 몰입하기 위해 영혼을 채우고 비워내는 건 두려움을 동반하는 일이지만 예술가의 숙명이라 여기고 지금도 이 버거운 작업을 지속한다.

[스포츠Q 이예림기자] "노래는 녹음실에 있을 때만 제 거예요. 사람들이 감동을 하든 재미없다고 버리든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은 듣는 사람들의 몫이죠."

그는 가장 이은미다운 걸 '진심을 다해 부르는 것'이라 말한다. 그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들어줬으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정도만큼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걸 알기에 최선을 다해 노래부를 뿐이다.

 

◆ "사람들에게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2년 만에 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Spero Spere)'로 돌아왔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라는 뜻의 라틴어 제목 앨범에서 이은미는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다.

“요즘 신체적으로 다르게 느껴져요. 건강검진도 자주 받게 되고 노안도 오고. 관리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먹는 일이 어렵네요. 가끔 지인들이 제 하소연을 다 들어준 뒤 ‘괜찮아’라고 말해줄 때 고맙죠. 나는 팬들에게 그렇게 해준 적이 없는데 저도 ‘괜찮아요’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조금 찌그러진 사랑도, 수록곡 ‘마비’ 같이 스산한 사랑도 다 괜찮다고요. 삶이 규정대로 이뤄진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어요.”

이은미를 떠올릴 때 노래 ‘애인있어요’를 떼어놓기 어렵다. 더원, 김범수, 서인영, 거미 등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했으며 많은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애창곡이라며 불렀다. 윤일상 작곡가와 ‘애인있어요’에 이어 또 다른 대표작을 만드는 게 꿈이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가슴이 뛴다’는 이은미와 윤일상의 또 다른 시도다.

“윤일상씨는 작업 우선주의예요. 그 사람이 유명해서 같이 작업하는 게 아니라 신인 작곡가들을 비롯해 여러 작곡가들의 곡을 받는데 이 노래다 싶으면 윤일상씨 곡인 거에요. 녹음 작업한 사람들도 ‘역시 윤일상’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또 윤일상씨가 저를 잘 아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작업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윤일상씨가 왜 이렇게 좋은 곡을 쓸 수 있는지 고민했는데 저를 위해 써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거절한 곡들은 파기해버리더라고요.”

 

◆ 급변하는 음악 시장에서 살아남는 전략은 '진심'

한국 음악이 소장에서 저장, 저장에서 소비, 소모로 변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 이은미는 “그건 이미 끝난 얘기”라고 답한다. 이어 “그럼에도 음반을 구매하는 소비층이 있다”고 덧붙인다.

“요즘 사람들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아요. 평범한 사운드, 듣기 좋은 부분들만 나열한 것 같은 멜로디 그런 것들만 나와요. 음악가들이 잘 생각해야할 부분이 사람들이 그만큼 세상에 지쳐있다는 의미에요. 지친 사람들에게 ‘나 이렇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왜 안들어줘’라고 말하는 건 철없는 행동이죠. 퍼블리싱 때문에 일본, 유럽, 미국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우리나라처럼 사이클이 빨리 변하는 곳도 없어요. 미국에서도 차트가 바뀌려면 2달이 걸리는데 우리나라는 반나절만 해도 순위가 변하잖아요. 새로운 자극과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건 음악가에게 압박이에요. 내 음악이 빠른 시간내에 없어지면 슬프기 때문에 노력하는 거죠. 진심을 담아.”

머그에 담긴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오랜 시간으로부터 터득한 자신의 철학에 대해 말하는 이은미를 직접 마주하고 있으니 내게 그는 ‘맨발의 디바’가 아닌 의지하고 싶은 멘토 그리고 닮고 싶은 멋있는 언니였다. 가수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은 어떤지 물었더니 이은미스러운 답을 했다.

“여자니까, 남자니까 이런 거 구분 안지어요. 어떤 특정한 사고에 규정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게 특징이죠. 여자로서 무슨 불이익을 받거나 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지 않았던 적도 없었어요. 저는 제 나름대로 치열하게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어요. 지금은 대중음악가의 생명은 본인이 붙잡는다고 해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버렸어요. 이은미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겠다면 최선을 다하는 거죠. 아이돌 그룹 멤버여서, 사운드를 조절하는 사람이라서 음악가가 아니라고는 생각 안해요. 음악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아티스트죠. 그런 주인의식이 없으면 프로가 되기 어려워요.”

 

◆ 가수 '이은미'로 사는 숙명 그리고 사람 '이은미'의 일상

예술가들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예술에 내던진다. "내 몸은 악기"라고 말하는 이은미는 음악에 몰입하면 어떨지 궁금했다. 그는 음악이 완성되고 난 후에 생기는 공허함 때문에 무대에 오르는 게 겁난다고 밝혔다.

“음악에 집중할 때 그것이 이뤄졌고 제가 만족할 때 생기는 그 묘한 허전함이 있어요. 어쩔 때는 공허함이 너무 커서 무대에 오르는 게 다시 겁날 때도 있어요. 다 비웠으니 또 채우려고 노력해야 되고. 그것이 시, 사진, 영화일 때도 있고 주변사람의 위로이기도 하고요. 제가 강의하는 학교에 계시는 유명한 분과 전시를 보고 와인을 마셨는데 그 레스토랑 매니저가 저를 보더니 제 노래를 틀었어요. 무안해서 와인을 벌컥 마셨는데 그 분이 저에게 ‘너의 에너지를 얼마나 여기에 쏟아부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라고 그러시더라고요.”

이은미는 하루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했다.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여느 가수들이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낸다. 지금 당장 하고싶은 일은 영화를 보는 것이라 말한다.

“저는 규칙적으로 못살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커튼을 열었을 때의 심리 상태가 중요해요. 하하. 신문을 읽거나 음악을 틀거나. 강아지랑 산책도 하고 운동하러 가고. 스케줄이 있는 날은 미용실에 가고요. 아직 일본 다양성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못봤어요. 집에서 쉬는 날 VOD로라도 보려고 해요. 얼마 전 국카스텐의 하현우에게 안부문자가 왔어요. 본지 오래 되서 한 번 만나 맥주도 마시고 클럽투어도 해보고 싶어요. 요즘 음반에 매달리느라 통 못해서요. 하하.”

[취재후기]

많은 문인들이 ‘머리에 서리가 내려 앉으면 서럽다’는 말을 했다. 이은미를 처음 본 순간 ‘여자 조지 클루니’란 느낌을 받았다. 여자의 흰 머리가 매력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를 멋있는 디바로 만든 요소들은 오랜 시간으로부터 만들어진 여유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꿋꿋이 만들어내는 소신, 그리고 여전히 뜨겁고도 젊은 열정이었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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