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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소규모 영화제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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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소규모 영화제 시선 집중
  • 이희승 기자
  • 승인 2014.04.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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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희승기자] 관객들의 문화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작지만 특색 있는 영화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무려 80개가 넘는 각종 시상식과 영화제가 범람하는 가운데 규모보다 내실에 치중한 행사가 점차 느는 추세다.

◆ 들꽃같은 생명력 닮은 독립영화제 '들꽃영화상'

1일에는 제1회 들꽃영화상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행사는 주류 상업 영화계에서 벗어나 참신한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독립·저예산 영화를 알리는 영화제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공개된 순제작비 10억 미만의 저예산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에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갖춘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에게 돌아갔다. 감독상(극영화)에는 애니메이션 '사이비'의 연상호 감독이 수상했다. 남·여주연상에는 '가시꽃'의 남연우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정은채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대중과 평단의 고른 지지를 받은 작품과 배우들이 수상함으로써 영화제 본연의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다.

 

들꽃영화상이 더욱 눈길을 끄는 건 미국인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42)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육상효 감독의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등에 출연한 배우기도 하다. 파켓은 “미국에는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영국은 브리티시 인디펜던트 필름 어워즈 같은 독립영화상이 있다. 한국은 독립영화축제는 있지만 시상식이 중심인 행사는 없다”면서 “들꽃영화상을 통해 한국 독립영화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 '여풍당당' 등용문...소녀감독들 모여라

사회적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알파걸과 골드 미스들의 신화는 '여성'으로 특화된 영화제로 이어지고 있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IWFFIS)는 여성 영화의 흐름을 소개하고 여성 영화 제작을 지원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영화, 영화인을 발굴해 내며 실력파 감독 등용문으로 불리고 있다.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말하는 건축가' 등을 만든 정재은 감독, '파주'의 박찬옥 감독 등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아시아단편영화경선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미래 여성 영화의 주인공들을 발굴하기 위하여 유일한 경쟁 섹션인 아시아 단편경선에 10대 소녀 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틴즈 섹션을 특별히 신설했다. 아이틴즈 섹션의 심사단으로는 10대 여성 관객이 직접 활약할 예정이다.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신촌 메가박스에서 5월 29일부터 6월 5일까지 8일간 열린다.

◆ 성소수자 인권영화제 '축제'로 거듭나

성수소자를 위한 영화제도 14회를 맞았다. 퀴어 문화축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매년 퀴어 문화축제 기간에 열린다. 퀴어(Queer)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영화제는 2001년 무지개영화제를 모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LGBT필름페스티벌을 거쳐 올해 ‘퀴어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다.

퀴어영화제집행위원회(KQFF)는 “퀴어의 삶과 인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2013년 이후 제작된 국내외 장·단편 극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모든 장르를 포함한 출품작을 10일까지 공모한다”고 밝혔다. 올해 퀴어영화제 기간은 6월 12~15일이다.

지난해에는 김조광수 감독의 첫 장편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개봉에 앞서 먼저 선보였으며 올해에는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국내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 상영이 유력시되고 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영화제의 경우 성격과 정체성이 중요하다. 영화제의 규모는 단지 역할 차이 뿐”이라면서 “관객들은 자신이 지지한 영화를 영화제에서 다시 한번 확인시켜줌으로써 기쁨을 느끼고, 감독과 스태프들은 그런 지지에서 용기와 힘을 얻어 차기작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영화제야 말로 상업영화에 가려진 옥석을 고르는 출구이자 관문”이라고 언급했다.

 

ilove@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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