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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한지상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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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한지상 날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4.03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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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앙리, 괴물 역으로 역량 과시

[300자 Tip!] 국내 남자 뮤지컬 배우를 대상으로 가창력만을 놓고 톱3를 거론할 때 류정한, 홍광호에 이어 한지상(32)을 꼽는 업계 관계자들이 부쩍 늘었다. 그동안 배우와 관계자들 사이에서만 인지도가 높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창력 덕분이었다. 지난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유다 역으로 대중의 눈길마저 휘어잡았다. ‘한지상의 재발견’이라는 탄성이 솟구쳤다.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5월 11일까지 충무아트홀)은 “한지상 전성시대의 시작”이 성마른 평가가 아님을 여실히 입증한다. 그야말로 ‘괴물’이 탄생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SF 소설로 출발해 영화, 연극,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숱하게 만들어져온 ‘프랑켄슈타인’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에 의해 탄생한 괴물의 대결을 긴장감 넘치게 그린다. 이번 뮤지컬에서 프랑켄슈타인은 류정한, 유준상, 이건명이 맡았다. 프랑켄슈타인의 친구 앙리였으나 괴물로 재탄생한 이후 친구로부터 버림받고 인간들로부터 조롱받으며 분노와 복수심을 키워가는 괴물 역으로 한지상, 박은태가 출연한다.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서 인간적인 괴물 해석

“처음엔 괴물 그 자체의 메소드 연기를 시도했어요. 그런데 왕용범 연출이 ‘괴물 연기하지 말아라. 재탄생한 모습에 집중해라’며 방향을 잡아줬죠. 그 이후 괴물보다는 인간적인 측면에 집중해 연기했어요. 나와 달리 더블캐스팅된 박은태 형은 괴물의 색깔을 잘 그려냈죠. 배우의 매력이 묻어나는 괴물이랄까.”

체력이 관건이었다. 2시간40분에 이르는 러닝타임 내내 괴물은 구르고 토로하고 절규한다. 스펙터클한 작품이라 노래들도 웅장하다. 고음 위주로 펑펑 터뜨리는 노래들은 듣는 이마저 숨을 헐떡이게 할 정도다.

▲ 한지상의 앙리 뒤프레와 괴물 1인2역[사진=충무아트홀]

“1막이 끝나면 ‘이게 끝이었으면’ 했어요. 가뜩이나 체력이 바닥 난 상태인데 2막에는 격투장 장면까지 있어서 죽을 맛이었죠. 그나마 뮤지컬 ‘완득이’ 때 권투를 배우면서 체력안배는 호흡조절임을 체득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4분짜리 대곡 ‘난 괴물’을 부를 때 링위의 복서처럼 수시로 숨을 내쉬고 호흡 조절을 하면서 무난하게 마칠 수 있었죠. 호흡을 많이 가미했기에 제 괴물에는 숨소리가 많아요. 괴물의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했죠.”

단두대에서 처형되기 직전 부르는 ‘너의 꿈속에서’나 2막 도입부의 ‘도망자’는 심장이 얼얼할 정도의 충격을 안겨준다.

“친구를 대신해 죽음을 선택한 상황에서 부르는 ‘너의 꿈속에서’는 두 키를 높여서 불렀어요. 빅터를 향한 앙리의 절절한 마음을 극대화시키고 싶어서였죠. 반면 ‘난 괴물’은 음울함을 더하기 위해 한 키를 낮췄고요. ‘도망자’는 괴물로서 살아가는 시발점의 노래이자 괴물의 캐릭터를 밝혀주는 곡이라 스토리 전달에 치중하며 부른 힘든 노래였죠.”

 

◆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철성'…엄청난 에너지로 타의 추종 불허

놀랍게도 한지상은 노래를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다. 현재 뮤지컬계에는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오페라·팝페라 무대에서 활동했거나 가수 출신 배우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은 가창력을 소유하게 된 비결이 궁금해졌다.

“혼자서 죽어라 팠어요. 뮤지컬에서 공간을 메우는 에너지인 소리를 내지 않으면 감동을 줄 수 없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렸죠. 보컬레슨은 한 번도 받지 않았고 대신 내 노래를 녹음해 쉼 없이 모니터링하거나 소리의 대가들인 류정한·양준모·임태경 형, (홍)광호의 소리를 훔쳤죠. 그러다가 유다 역을 맡았을 때 터진 것 같아요. 그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기술과 연륜이 유다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았나 싶어요.”

류정한이 성악과 출신다운 발성과 성량으로 클래식 대작들을 섭렵한다면 홍광호는 클래시컬하고 부드러운 미성으로 감동을 안겨준다. 한지상의 보컬은 관객의 가슴을 송곳처럼 찌르는 철성이자 엄청난 에너지를 실은 직구다. 록 뮤지컬에 최적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뮤지컬 ‘대장금’의 중종 때까지는 깨끗한 미성이었어요. 유다와 ‘보니 앤 클라이드’의 클라이드를 하면서 거칠어졌죠. 록의 매력에 탐닉하다보니 다른 소리가 생긴 듯해요.”

누구나 그렇듯 처음엔 연기 역시 미숙했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3학년 때 ‘그리스’로 뮤지컬 데뷔했다. 학교에서 배운 원칙 ‘솔직함, 진정성으로 승부하자’고 겁 없이 나섰다. 감정을 전달하는 응용원리(테크닉)를 모르는 상황에서 나오는 연기에 돌아온 건 질타뿐이었다.

“진정성을 담아 공을 아무리 세게 던져도 기술이 없으면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지 않는구나 절감했죠. 계단형으로 차곡차곡 채워나갔어요. 특히 연극 ‘레드’를 하며 많이 는 게 느껴졌고요. 아이러니하게 지금은 풋풋했던 당시의 진정성, 본능과 직관을 그리워하곤 해요. 제가 매너리즘에 빠져있지나 않을까 하는 경계심 때문인가봐요.”

 

◆ 학자집안 부모님, 스승 이지나 연출, 김무열·홍광호 뮤지컬계 단짝

공무원 출신의 경제학과 교수인 아버지, 서양사 교수인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갈 수 있었다. 4세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성장했고, 초등학교 시절엔 미국 뉴욕에서 2년 동안 거주하며 사고와 경험의 폭을 넓혔다. 이 모든 게 배우로서 성장하는 자양분이 됐다. 각각 근성, 예술적 감성을 물려준 부모님은 그에게 있어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삶을 살아가는 이유다.

중고교 시절, 착한 척 적응을 잘 하면서 살았기에 6년 내내 부반장을 도맡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꿈이 없었다. 학자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장남인데다 인문계라 공부해야 한다는 의무감만 있었다.

“고2 무렵부터 난독증과 강박장애를 앓았고 3수 끝에 ‘연기로 승부수를 걸자’며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했어요. 대학 1학년 때까지 증상이 극심했어서 제게 처음으로 연기를 가르쳐준 이지나 교수님(뮤지컬 연출가)께 반항해 눈물을 보이시기도 했죠. 당시 제 안에 악마성, 변태성이 있구나 깨달았어요.(웃음)”

대학시절부터 한지상의 가능성을 단박에 알아본 이지나 연출은 지난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연출을 맡자마자 제자의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캐릭터를 찍었다.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고독한 배신자 유다에 캐스팅함으로써 스타 탄생의 주단을 깔아줬다. 그렇기에 평생 같이 갈 은인이자 무대 동반자다. 대학 동문인 김무열, 2007년 ‘스위니 토드’로 처음 만난 홍광호 그리고 한지상은 1982년생 동갑내기 절친 사이다. 서로에게 버팀목인 동시에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무열이는 노력파인 동시에 타고난 끼가 많은 친구예요. 강한 내면의 소유자고요. 광호랑은 ‘스위니 토드’에서 토비아스를 번갈아 연기하며 급 친해졌죠. 광호가 지닌 탤런트, 독기와 자기관리는 존경심이 들 정도예요. 최근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한 모습은 제게 큰 자극이 됐어요. 서로에게 도움이 굉장히 많이 돼요.”

2009년 군입대해 치아교정을 하면서 얼굴이 갸름해지고 스타일리시해졌다. 분위기가 형성되고 자신감이 붙자 여성팬들도 늘었다. 그야말로 화양연화다. 그럼에도 그는 “결핍 연기를 잘 한다는 얘기를 듣는데 의외다 싶은 캐릭터까지 두루 잘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욕망의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취재후기] 평소 치르는 인터뷰 시간의 곱절을 훌쩍 넘겼다. 인터뷰이와 케미스트리가 이뤄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배우 한지상에게 끌린 가장 큰 이유는 요즘 배우들에게서 발견하기 힘든 목소리였다. 1960~70년대 은막을 수놓던 남자 주인공들의 고전적이면서 비성이 살짝 섞인. 한지상은 촉촉한 눈빛으로 “신이 주신 선물”이라며 “귀티 나면서 서민적인 소리”라고 자평했다. 허걱~,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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