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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기용부터 장동민까지, JTBC 예능국의 일관된 논란 대처법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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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기용부터 장동민까지, JTBC 예능국의 일관된 논란 대처법 [뷰포인트]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6.0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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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등 신선한 프로그램 제작으로 주목받아온 종합편성채널 JTBC가 각종 논란에 대한 적절치 못한 대처로 아쉬움을 사고 있다.

◆ '냉장고를 부탁해', 안 하느니만 못한 '쉴드'

8일 방송한 '냉장고를 부탁해' 30회에는 지난회에 이어 맹기용 셰프가 출연했다. '냉부해'는 게스트의 냉장고 속 재료로 15분 안에 음식을 만드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맹기용은 지난주 첫 출연분에서 꽁치 샌드위치 '맹모닝'을 만들어 셰프 자질 논란에 올랐다. 재료의 맛이 어우러지지 못하고, 비린내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등 모습으로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다"고 비판받았다.

8일 '냉부해'에서 맹기용은 과일 롤케이크 '이롤슈가'를 선보였다. '맹모닝'과 비교하자면 꽤 발전한 음식으로, 이 요리는 전문 셰프를 상대로 연승을 거둔 김풍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 8일 방송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프로그램 말미에는 맹기용 셰프의 자질 논란에 대한 언급이 담겼다. [사진=방송 캡처]

맹기용의 '맹모닝' 논란은 제작진의 말처럼 "첫 출연이라 많이 긴장한 결과"로서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말미에 미공개 오프닝 장면을 담았다. 맹기용에게 꽁치통조림을 선물하는 등 논란을 웃음으로 넘겨 버리려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첫 출연 때는 다들 그렇다" "다른 셰프는 방송 불가 수준이었다"며 맹기용을 감싸며 다른 출연진을 깎아내렸다. SNS에 '(방송) 여과 엄청 한 것임'이라고 멘션을 남겼던 최현석 셰프는 "비난하는 의도가 아니었고 사실 제대로 편집하지 않은 PD를 욕한 거다"고 해명했다.

셰프 자질에 대한 논란은 요리실력으로 해명하면 될 일이고, 사과는 다른 출연진의 몫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해명 시간'까지 만들어 출연자를 감쌀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냉장고를 부탁해' 시청자 게시판, 각종 SNS에는 제작진의 대처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적잖다.

◆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실수에 '혐오발언' 유세윤의 '혐오주의' 토론 진행까지

외국인 패널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비정상회담'은 기미가요, 욱일기 등장, 출연자 논란 등에 대한 시청자 비판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비정상회담'은 지난해 7월(1회), 10월(17회) 일본 일일 대표의 등장과 함께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군국주의 분위기가 짙은 이 노래의 등장에 일각에서는 프로그램 폐지 청원 운동까지 일었다.

당시 제작진은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다양성을 알아가고자 했던 기획 의도에 따른 것이기는 했지만, 각 나라의 상징에 대한 국민 정서와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합니다"라는 말로 변명에 가까운 사과를 해 더욱 비난받았다. 이후 비판이 가라앉지 않자 책임 PD를 경질하고, 기미가요를 프로그램에 사용한 프리랜서 음악감독과의 계약을 파기했다.

▲ JTBC '비정상회담'은 일본 일일대표의 등장에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비난받았다. [사진=방송 캡처]

지난 4월에는 자료사진에 욱일기가 등장해 또다시 비판받았다. 위기까지 맞았던 프로그램이 또다시 비슷한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출연자 자질 논란 또한 있었다. 지난해 불륜설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에네스 카야 논란 당시에도 제작진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질 검증을 거쳐 출연자를 방송에 내보낸 데는 제작진의 책임이 없지 않음에도, 이 일에 "본인의 일이니 본인이 해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최근에는 MC 유세윤이 팟캐스트에서의 여성 혐오 발언으로 논란에 오른 상황에서, '혐오주의'를 주제로 토론해 일부의 비웃음을 샀다. '혐오' 관련해 화제가 된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으나 '혐오주의'에 대해 논하는 모습은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다.

◆ 유세윤, 장동민 출연 논란…사과 회피하는 예능국 

개그맨 유세윤과 장동민은 JTBC 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 중이다. 유세윤은 '마녀사냥' '비정상회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에, 장동민은 '엄마가 보고있다' '크라임씬 2'에 출연 중이며 올해 종영한 '나홀로 연애중' '속사정 쌀롱' 등에도 등장했다.

▲ JTBC '비정상회담' 46회는 '혐오주의'를 주제로 토론했다. [사진=방송 캡처]

이들은 팟캐스트에서의 발언이 최근 온라인에 공개되며 입길에 올랐다. 여성에 '개같은 X'이라는 욕을 하고, 자신의 부모 실명을 언급하며 "성폭행을 통해 내가 태어났다"고 표현하는 등 '여성 혐오' 및 '패륜 개그'로 논란에 올랐다. 사태가 점차 커지자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지상파 프로그램의 경우, 위안부 비하 발언을 이유로 김구라는 MBC '라디오스타' 등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자숙했다. 장동민은 팟캐스트 발언 이후 KBS 라디오 프로그램 '2시'에서 하차했다. 실제 하차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JTBC 예능국이 논란에 임하는 자세다. JTBC 측은 유세윤, 장동민의 출연 자질 논란, 빗발치는 하차 요구에도 "하차 계획이 없다"며 일축했다.

JTBC 예능국은 실험적이고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재미와 공감 포인트를 짚어낸다. 이는 '유행'을 놓치지 않는 모습이지만, 정작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침묵은 일시적으로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그러나 불통의 축적은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넘어 방송사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불신으로 굳어지는 결과까지 낼 수 있다.

결국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시청자다. 예능이라 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작지 않다는 점에서 방송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트렌드만을 좇아갈 것이 아니라 시청자의 쓴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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