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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데뷔' 지소연, 세계를 향해 '코브라' 슛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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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데뷔' 지소연, 세계를 향해 '코브라' 슛부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09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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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대로 월드컵 데뷔전…잉글랜드 최고 선수상으로 경쟁력 인정, 세계적 스타 발돋움 기회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제 데뷔전이다. 전세계 축구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강호 브라질을 맞아 자신의 의미있는 월드컵 첫 경기를 갖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 8시(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E조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공교롭게도 브라질은 2003년 한국의 첫 월드컵 상대이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마르타(29·로센고르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끝에 0-3으로 완패,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국을 울렸던 17세 마르타는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노장이 됐다. A매치에 무려 91경기에 나와 79골을 넣은 특급 골잡이인데다 역대 월드컵에서 비르기트 프린츠(독일)과 함께 14골로 통산 득점 공동 1위에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 지소연에게 여자 월드컵은 새로운 도전이다. 잉글랜드 최고의 선수 대열에 들어선 지소연은 여자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출정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지소연.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바꿔서 말하면 마르타는 서서히 지는 태양이다. 물론 자신은 "나이는 많지만 늙지는 않았다"고 말하지만 20대 중반만큼의 체력과 기술을 기대할 수는 없다.

'여자 펠레'라고 추앙받는 마르타의 아성에 '지메시' 지소연이 도전한다. 지소연 역시 이미 5년 전인 2000년 FIFA U-20(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음을 인정받았다.

변방에 있던 한국 여자축구를 사상 첫 3위로 이끌면서 실버볼과 함께 8골로 실버슈를 동시에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2006년 11월 30일 대만과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15세 282일이라는 남녀를 통틀어 한국 대표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운 것도 지소연이다.

또 지소연은 한층 성숙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첼시 레이디스 이적 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싸움에도 자신감을 갖게 된 지소연은 2014~2015 시즌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여자선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지소연(가운데)이 9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마지막 팀 훈련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힘찬 뜀박질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렇지 않아도 첼시 레이디스의 엠마 헤이예스 감독은 "지소연은 충분히 FIFA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가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일찌감치 지소연을 눈여겨봤던 헤이예스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뛰며 소속팀 첼시 레이디스를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일본을 거쳐 잉글랜드까지 진출할 때만 해도 과연 지소연이 거친 축구에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를 거뜬히 이겨내고 잉글랜드 최고 선수의 대열까지 올라섰다. 이제 지소연에게 남은 것은 세계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아직 지소연은 스스로 멀었다고는 하지만 대표팀 발탁 9년 만에 출전하게 된 여자 월드컵은 세계 무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브라질과 데뷔전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 수 있다. 마르타와 신구 맞대결 역시 관심이 모아진다.

윤덕여 감독은 "지소연은 공격라인에서 기대가 되는 선수다.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며 "조소현과 함께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가 바로 지소연"이라고 밝혔다. 수비도 중요하지만 지소연을 앞세운 공격으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브라질이라는 대어를 낚기 위해서는 역시 골이 필요하고 지소연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날카로운 슛이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가 실시한 브라질 전 응원구호 이벤트에서 ‘코브라(Kobra), 브라질을 삼켜라!’가 태극낭자들을 성원하는 문구로 선정됐다.

두려움 없는 자세로 브라질을 맞아 한국 여자축구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세계를 향한 지소연의 힘찬 '코브라' 슛부터 기대된다.

▲ 지소연이 8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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