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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테이블세터, 열 거포 부럽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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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테이블세터, 열 거포 부럽잖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4.0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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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정근우, 팀 공격력 업그레이드…NC 이종욱도 큰 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테이블세터가 잘 나갈수록 팀도 잘 나간다. 1,2번 타자가 일단 출루해야만 클린업트리오의 공격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가 추신수(32)를 모셔온 것도 바로 테이블세터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에서도 각 팀의 테이블세터가 대폭 바뀌면서 전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일까지 벌어진 경기에서 NC가 2승1패의 전적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1위부터 최하위 그룹까지 승차가 고작 1경기밖에 되지 않는 살얼음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모든 팀이 승률 5할로 공동 1위가 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모든 팀의 전력이 평준화되고 일부 팀은 더욱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테이블세터의 영향이 크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한화나 이제 '2년차'인 NC의 전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테이블세터가 '잘 나가기' 때문이다.

◆ 한화 정근우 출루율 5할대, 팀 타선 경기 평균 5점 이상 뽑아줘

지난해 한화의 팀 타율은 0.259로 9개 팀 가운데 8위에 그쳤고 팀 득점은 480점으로 최하위였다. 팀 도루 역시 70개로 1위인 두산(172개)에 무려 100여개나 뒤졌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도 김태균(32), 이대수(33), 정현석(30), 최진행(29) 등 넷밖에 되지 않았다. 이대수가 톱타자 역할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번 타자는 오선진 등 여러 타자들이 돌아가면서 맡아 붙박이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용규(29)와 정근우(32)라는 확실한 테이블세터가 클린업트리오에게 기회를 만들어줘 공격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용규와 정근우의 현재 타율은 0.300과 0.250. 정근우의 타율이 기대에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몸이 풀리면 더욱 힘차게 방망이를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주목할 것은 바로 출루율이다. 이용규의 출루율은 타율과 같은 0.300이고 정근우의 출루율이 0.526이나 된다. 어떻게 해서든 누상에 나간다는 의미다.

테이블세터가 잘 나가니 타선에도 힘이 붙었다. 타율이 0.289로 넥센(0.316), LG(0.298)에 이어 전체 3위다. 4경기에서 21득점으로 평균 5점은 뽑아준다. 투수진만 조금 더 안정되면 4강권도 바라볼 수 있는 성적이다.

◆ NC, 이종욱 데려와 타선 무게감 더해

NC도 리드 오프를 이종욱(34)으로 바꾸면서 활력이 생겼다.

지난해 1번 타자였던 김종호(30)는 타율 0.277, 출루율 0.376으로 비교적 맹활약했지만 삼진이 좀 많다는 약점이 있었다. 129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100개의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종욱이라는 확실한 1번 타자가 들어오면서 NC의 공격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타선이 지난해보다 한층 무게감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아직 3경기를 치르면서 타율 0.231, 출루율 0.267 등으로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 2일 경기에서는 연장 10회초 결승타를 쳐내면서 팀 승리에 절대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일 KIA전에서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 KIA 이대형도 제몫…삼성 정형식은 아직 기대 못미쳐

이용규를 한화에 내준 KIA도 이대형(31)을 LG에서 데려오면서 어느 정도 공백을 메운 듯한 모습이다.

지난 1,2일 NC전에서는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5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때려냈다. 특히 3일 NC전에서는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타율이 0.389까지 치솟았다. 출루율도 0.476이나 된다.

도루를 세차례 시도해 모두 실패해 '대도(大盜)'로서 모습을 아직까지 보여주진 못했지만 이 역시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도 이종욱을 NC에 내줬지만 민병헌(27)이 리딩오프 자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다만 김현수가 계속된 부진으로 타율이 0.059 밖에 되지 않아 민병헌-오재원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의 활약을 반감시키고 있다.

반면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리드 오프였던 배영섭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다.

경찰청으로 간 배영섭(28) 대신 2번 타자와 하위 타순에 기용됐던 정형식(23)이 1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지만 타율이 0.200밖에 되지 않는다. 출루율도 0.294에 그쳐 좀처럼 삼성의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정형식이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꾸준히 1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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