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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달인' 김윤석 유해진, 한계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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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달인' 김윤석 유해진, 한계 극복할까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6.10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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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거나 진지하거나...영화 '극비수사'서 이미지 반전

[스포츠Q 용원중기자] 김윤석(47)과 유해진(45)은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걸출한 연기자다. ‘40대 남자배우 파워’의 최전선에 선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투톱으로 의기투합한 범죄드라마 ‘극비수사’(6월18일 개봉)에서 두 배우는 그간 자신을 대표해온 이미지에서 벗어난 도전을 꾀했다. 그들의 갈음 시도는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곽경택 감독의 신작 '극비수사'는 1978년 부산에서 일어났던 여아 유괴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는 당시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수사를 의뢰받아 33일 만에 아이를 부모 품으로 돌아오게 한 주인공 공길용 형사(김윤석)와 김중산 도사(유해진)의 행적을 37년 만에 세상에 드러낸다.

 

김윤석은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차갑게 표출하는 배우다. ‘천하장사 마돈나’ ‘타짜’ ‘추적자’ ‘황해’ ‘도둑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해무’ 등에서 보여준 무서울 만큼 표독스럽고 강렬한 캐릭터 연기는 독보적이다. 모두 흥행에도 성공했다. 캐릭터에 힘을 뺀 채 따뜻한 정서를 불어넣은 ’즐거운 인생‘ ’거북이 달린다‘ ’남쪽으로 튀어‘ ’완득이‘ ’쎄시봉‘은 앞선 작품들에 비해 저평가 받았다. 흥행 성적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소시민의 페이소스와 따뜻함을 탁월하게 그려내는 송강호가 순박한 이미지를 지닌 것과 달리 김윤석은 고집 세 보인다. 그런 이미지 탓에 작품에 따뜻한 인물로 등장해도 공감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는다. 프로페셔널한 연기 같아 보인다.

두 아들과 아내를 거느린 꼬질꼬질한 가장이자 유능한 형사 공길용은 강직한 성품 탓에 데모 진압 특공대로 좌천된다. 버스 안내양 폭행범을 발견해 두들겨 패는가 하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살려내기 위해 유괴사건에 뛰어든다. 힘겹게 범인을 검거하지만 공은 ‘줄’과 ‘빽’을 잡은 상사 및 동료에게 가로채인다. 그럼에도 소신을 지킨다.

 

‘극비수사’ 속 공길용 형사는 전례 없던 배역은 아니다. ‘거북이 달린다’ ‘남쪽으로 튀어’ ‘완득이’ 속 캐릭터의 모습이 조금씩 묻어난다. 하지만 실화에서 건져올린 정감 가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힘을 덜어낸 연기로 관객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특히 호흡을 이용한 자연스러운 코믹연기는 신선하다. 유해진을 대신해 영화 속 웃음을 전담할 정도다.

유해진은 자타공인 코믹연기의 달인이다. ‘왕의 남자’ ‘달마야 서울가자’ ‘마파도’ ‘공공의 적2’ ‘타짜’ ‘전우치’ ‘이장과 군수’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에서 보여준 충청도 사투리의 능청스러운 말투와 유쾌한 표정연기, 인간적인 매력으로 흥행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혈의 누’ ‘국경의 남쪽’ ‘트럭’ ‘죽이고 싶은’ ‘이끼’와 같이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한 작품에선 연기는 호평 받았음에도 흥행 저조라는 성적표를 얻곤 했다. 관객의 기대치가 장애 요인이었다.

 

‘극비수사’에서 진정한 도의 가치를 추구하는 도사 김중산은 애끓는 아이 엄마와 고모에게 아이가 살아있다며 유괴된 지 보름째 되는 날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주에 물이 많은 형사 공길용 만이 아이를 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언이 하나씩 들어맞아 가면서 공형사로부터 신뢰를 쌓는 김 도사는 공형사와 함께 아이를 찾으려 고군분투한다.

러닝타임 내내 웃음기를 싹 뺀 채 진중한 모습으로 도사 캐릭터를 구현한 유해진은 진정성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김윤석과도 꽉 짜인 호흡을 보여준다. 코믹연기의 모든 것을 보여줬던 ‘해적’의 칠봉이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진지함의 매력을 발산한다.

두 배우는 자기만의 영역에서 정상에 오른 베테랑이다. 그 곳에 안주할 수도 있겠으나 확장을 위해 ‘극비수사’의 인물들을 선택했다. 관객의 고정관념, 기대를 배신(?)한 김윤석 유해진의,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도전은 관객으로부터 화답을 받을까.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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