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최대성 기자] 6월 13일, 한국전력 부동의 레프트이자 지난해 코트를 주름잡은 배구스타 전광인의 눈빛은 어두웠다. 수원실내체육관서 벌어진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5라운드 빅매치 한일전이었지만 불의의 무릎부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날, 경우에 따라 경기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현장에서 본 전광인의 상태는 생각했던 것 보다 심각했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4강전서 숙적 일본에게 당한 패배를 되갚아야 하는 일전이기에 코트에 나설 수 없다는 사실이 큰 상심이었을 터, 경기 전 몸을 풀며 다리 상태를 살피다 팀 닥터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한 후 부터 아쉬운 1-3 스코어로 경기가 끝날 때 까지 전광인의 눈동자는 늘 코트를 향해 있었다.
스파이크도 리시브도 하지 못하지만 마음은 이미 코트를 누비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연이어 일본에게 점수를 내어주는 모습을 웜업존에서 지켜보는 전광인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고 분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양팀 선수들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지막 악수를 나눌 때 포착된 전광인의 눈빛에서 오늘의 패배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각오가 읽혔다.
어쩌면 부상당한 무릎보다 이번 한일전 패배가 더 아팠을지도 모른다. 14일 벌어질 두 번째 한일전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오늘 포착된 승리를 향한 그의 마음은 분명 동료 선수들에게 전해졌을 터, 통쾌한 설욕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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