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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의 'SM'이냐 김준수의 '씨제스'냐...연예기획사 뮤지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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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의 'SM'이냐 김준수의 '씨제스'냐...연예기획사 뮤지컬 대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6.17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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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라이선스작 '데스노트' '인 더 하이츠' 초연...공연시장 자극제 역할 할지 관심

[스포츠Q 용원중기자] 대형 연예기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와 SM 엔터테인먼트가 뮤지컬로 격돌한다.

가수 매니지먼트사로 출발했던 두 엔터테인먼트사는 각각 공연사업 부분을 전담하는 계열사 씨제스컬쳐와 SM C&C를 통해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데스노트’(6월20일~8월9일·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와 ‘인 더 하이츠’(9월4일~11월22일·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을 야심차게 진수시킨다.

현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는 배우 최민식 설경구 문소리 강혜정 황정음, 가수 JYJ 거미 등이 소속돼 있다. SM 엔터테인먼트에는 가수 동방신기 소녀시대 엑소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배우 김하늘 김수로 공형진 송재림 이연희 고아라, 개그맨 신동엽 등이 포진해 있다.

'데스노트'의 주역 홍고아호 김준수 강홍석 박혜나 정선아가 출연한 대규모 쇼케이스[사진=씨제스컬쳐 제공]

◆ 日 만화 원작 ‘데스노트’ vs 美 오프브로드웨이 히트작 ‘인 더 하이츠’

지난해 오디뮤지컬컴퍼니와 라이선스 뮤지컬 ‘드라큘라’를 공동제작하며 뮤지컬 시장에 뛰어든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12월 씨제스컬쳐를 설립, 첫 단독 제작 뮤지컬로 일본의 글로벌 프로젝트 ‘데스노트’를 선택했다.

국내 초연되는 ‘데스노트’는 2003년부터 일본 ‘주간소년점프’에 연재된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노트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죽는다는 독특한 설정의 이 작품은 이 살생부를 이용해 범죄자를 처단하는 천재 법대생 라이토(홍광호)와 그를 저지하려는 명탐정 L(김준수)의 두뇌싸움을 그린다. ‘지킬앤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 ‘몬테크리스토’ ‘카르멘’의 잭 머피가 작사를 맡았으며 일본 공연계 거장 구리야마 다미야가 연출을 담당한다. 여기에 김문정 음악감독이 가세한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인 JYJ 김준수와 정선아가 출연한다.

지난 4월29일과 6월4일 1, 2차 티켓판매에서 오픈과 동시에 전회 전석 ‘완판’ 기염을 토했으며 공연장이 성남임에도 6만여 장이 매진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으로 뮤지컬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 SM C&C는 두 번째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를 국내 초연한다.

기존 뮤지컬 장르에서 듣기 힘들었던 랩과 힙합, 레게, 라틴 팝 등의 음악과 흥겨운 스트리트 댄스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장기간 공연하다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뒤 그 해 제62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작곡·작사상, 안무상, 오케스트라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애환을 그린다. 긍정적인 유머와 흥겨운 음악을 통해 희망으로 승화시킨다. 이 공연의 극작, 작곡, 작사 그리고 주연을 맡은 팔방미인 아티스트 린 마뉴엘 미란다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뮤지컬계 대모 이지나가 연출을 맡으며, '지킬 앤 하이드' '베어 더 뮤지컬'의 원미솔 음악감독이 참여한다. 캐스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SM 소속 가수들인 슈퍼주니어 규현·성민·려욱·은혁, 소녀시대 서현·써니·티파니, 샤이니 온유·민호, 트랙스 제이, 엑소 백현, 린아 등이 뮤지컬배우로 활동하고 있어 이들 가운데서도 캐스팅이 이뤄질 전망이다.

SM C&C의 두 번째 뮤지컬 '인 더 하이츠' 포스터

◆ “스타마케팅으로 시장 확대” vs “소속 배우 등용문 폐해”

뮤지컬은 영화, 드라마와 함께 인기 많은 장르이며, 단기간 내 높은 매출이 용이하다. 대중을 몰고 다니는 스타 마케팅은 더 많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 동인이 된다. 수요가 확대되고 시장이 넓어지는 효과를 낳는다.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소속 스타가 출연하는 콘텐츠를 아예 제작하는 것은 이미 일본 토호 등에서 시도해오고 있는 스타 매니지먼트 방식 중 하나다. 전철을 밟듯 엔터테인먼트 강자 씨제스와 SM는 공연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의 주시’ 모드다.

송한샘 쇼노트 이사는 “시장에 새로운 피가 수혈되는 것이므로 지속성만 담보된다면 좋은 현상”이라며 “엔터테인먼트와 공연 인더스트리가 합쳐지는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들이 기존 공연 시장에서 활동하던 프로듀서를 기용, 작품을 제작하기에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쉬운 스타 캐스팅, 효과적인 스타 마케팅은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원 평론가는 “공연 제작방식에 대한 존중과 배려, 웰 메이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간과한 채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면 기회비용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오히려 놓치게 된다”며 “이는 곧 스타의 생명력을 깎아먹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SM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 낮은 완성도로 비판을 샀던 ‘싱잉 인 더 레인’의 예에서 드러나듯 작품을 자사 소속 배우들의 등용문 정도로 인식한다면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한다. ‘데스노트’에 대한 날선 비판도 존재한다. 어떤 배우가 출연하더라도 흥행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는 ‘김준수- 홍광호’라는 스타마케팅 전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심과 우려의 말들을 종합하면 “제대로 만들라” “캐스팅의 객관성을 유지하라”로 압축된다.

‘자본’과 ‘스타’의 힘을 동시에 보유한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진입으로 인해 불합리한 관행이 무너지는 점은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월요일 공연 휴무’ 대신 ‘일요일 휴무’를 시도, 주말에도 노동해야 했던 배우들의 부담을 덜어내게 됐다. 또한 티켓파워를 지닌 스타의 빡빡한 스케줄로 인해 불가피하게 이뤄진 ‘멀티 캐스팅’ 굴레에서 벗어나 ‘원 캐스팅’으로 배우간 호흡을 정교하게 구축,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연예기획사 특유의 홍보 방식인 포털사이트·SNS·유튜브를 통한 순차적 동영상 공개, 무료 쇼케이스와 전시 등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씨제스컬쳐의 황보예 홍보팀장은 “스타 캐스팅이 여의치 않아 작품 제작이 지연 혹은 불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형 연예기획사의 뮤지컬 제작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장점이 있다”며 “이와 함께 다각적 홍보마케팅으로 뮤지컬이 특정 계층을 위한 고급문화가 아닌 친숙한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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