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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아' 왕기춘의 삼세번 올림픽 도전,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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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아' 왕기춘의 삼세번 올림픽 도전, 이번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1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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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대회 진출 실패하며 랭킹포인트 관리 차질…위기 넘고 리우행 티켓 거머쥘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체급을 올린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유도의 간판이었던 왕기춘(27·양주시청)이 잇따라 정상 문턱에서 미끄러지며 반등에 실패하는 모양새다.

가장 최근 대회에서는 3월 유러피언 오픈에서 우승한 기세를 잇지 못했다. 17일 철원에서 열린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남자 81㎏급 결승에서 이승수(국군체육부대)에 한판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에 왕기춘은 오는 8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73㎏급에서 이룬 영광을 이어가지 못했다. 2013년 10월까지 이 체급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왕기춘은 체중 조절의 어려움 때문에 81㎏급으로 옮겼다. 하지만 참가한 대회마다 우승에 실패하면서 쓴맛을 봤다. 지난해 10월 제주 체전에서는 2회전까지 통과했지만 준결승을 앞두고 허벅지 부상을 당해 낙마하는 불운을 맛보기도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 좌절된 왕기춘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격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앞으로 차곡차곡 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올림픽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데, 많은 포인트가 걸린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지 못하기 돼 상황이 어려워졌다.

◆ 체급 변경의 대가는 컸다

투기 종목에서 체급을 올리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다. 몸무게를 늘림과 동시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도 향상시켜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81㎏급에서도 정상을 지키고자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이 체급에는 국내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가 다수 포진돼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원희(여자 유도대표팀 코치)가 은퇴한 73㎏급의 선수층이 얇아진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왕기춘은 지난해 전국실업유도 최강전에서 이정민에게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3월 여명컵 4강에서는 이재형(용인대)에게 안아돌리기 절반으로 져 동메달에 그쳤다.

왕기춘을 지도하고 있는 장문경 양주시청 감독은 “어느 선수와 붙든 힘든 승부가 예상되는 게 사실”이라며 “기춘이는 아직 81㎏급에서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희망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왕기춘의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던 왕기춘은 4년 뒤 런던 대회에선 부상으로 3~4위전에서 져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많아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 '라이벌' 김재범, 반드시 넘어야 할 벽

왕기춘이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 있다. 바로 한국 유도의 간판 김재범(한국마사회)이다.

김재범은 리우 올림픽 진출 가능성이 높다. 최근 훈련 도중 갈비뼈 골절상을 입었지만 올해 3월 열린 2차 선발전 겸 여명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포인트를 확보했다. 또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나서지 않고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랭킹 포인트(15점)를 따낸 김재범은 1, 2차 합계 랭킹 포인트 30점으로 경쟁자들에 크게 앞서 있다.

왕기춘이 내년 올림픽에 무난히 진출하기 위해서는 김재범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왕기춘과 김재범은 체급을 올린 후 한 차례 맞붙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주그랑프리 8강에서 격돌했는데 이때는 김재범이 지도승을 거뒀다. 김재범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왕기춘은 동메달을 땄다. 이후로는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현재 김재범은 경쟁자들에 비해 랭킹 포인트가 워낙 높아 3차 선발전에 나서지 않아도 1위를 수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몸 상태가 변수이지만 김재범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때 최대한 랭킹 포인트를 확보하는 것이 왕기춘에게 필요하다.

그동안 매트에서 분루를 삼켰던 순간이 많았던 왕기춘. 그가 이번에는 시련을 딛고 환희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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