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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으로 간 정현-장수정, 작지만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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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으로 간 정현-장수정, 작지만 위대한 도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6.23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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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직행' 정현, '본선 재도전' 장수정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윔블던. 테니스 최고의 권위를 가진 대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태껏 남의 잔치에 불과했다. 유럽과 북미, 호주의 슈퍼스타들이 새하얀 옷을 입고 자웅을 겨루는 이 대회에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정현(19·삼성증권)과 장수정(20·사랑모아병원)이 ‘꿈의 무대’에 초대받았다. 한국 테니스를 이끌어 갈 두 선수가 올 잉글랜드 클럽 잔디를 밟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테니스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 세계랭킹 76위 정현은 2008년 US오픈 이형택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 나선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 정현,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향한 위대한 첫 걸음 

“그랜드슬램 본선에 직행한 것만으로도 신기할 따름이다.”

지난달 르꼬끄 서울오픈 챌린저 테니스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현의 각오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그가 한국 선수로는 2008년 8월 US오픈 이형택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 나선다. 세계랭킹 76위인 정현은 2007년 이형택(39)이 기록한 36위 이후 한국 선수로선 가장 높은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지난 3월에는 마이애미오픈에서 이형택 이후 6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ATP투어 본선 승리를 기록했다. 지난 22일에는 애건오픈 단식 1회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자신의 ATP 투어 통산 3승째이자 잔디코트 첫승이었다.

정현은 “이형택 선배의 랭킹을 먼저 깬 뒤 다른 기록에 도전하겠다”면서 “목표 랭킹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그랜드슬램 트로피 한 번은 들어보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윔블던은 위대한 도전의 시작이다.

▲ 장수정은 출전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참가를 포기함에 따라 윔블던 막차에 올라탔다. 예선에서 3승을 거두면 본선 무대에 나설 수 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 장수정, 생애 첫 메이저 단식 본석을 향해 

장수정도 윔블던 막차에 올라탔다. 국내서 막을 내린 챌린저 대회를 마치고 영국에 대기하고 있던 출전 대기명단에서 네 번째로 이름을 올려 실낱 희망을 안고 있었던 세계랭킹 241위 장수정은 출전 자격이 있던 일부 선수들이 대회 참가를 포기하며 예선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장수정과 함께하고 있는 김일순 전 삼성증권 감독은 “예선 출전 희망을 가지고 현지에 도착했는데 예선 출전이 확정돼 매우 기쁘다”며 “수정이의 본선 진출 의욕도 크다. 어려운 기회를 잡은 만큼 잘 준비해서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예선이다. 장수정은 지난해 US오픈 단식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2011년 프랑스오픈에 출전했던 이진아 이후 3년 만에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예선에 나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 셈.

한국 여자 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 출전한 것은 2007년 8월 US오픈 조윤정이 마지막이다. 장수정은 예선에서 3연승을 거둬야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첫 경기는 24일(한국시간) 펼쳐진다. 상대는 쉬이판(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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