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Q 박상현 기자] "장하다. 수고했어, 우리 딸."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 가운데 전가을(27·인천 현대제철)을 꼭 안아주는 한 여성이 있었다. 오늘날의 전가을을 키워낸 어머니 유경옥(51)씨였다.
유경옥 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16강 환영식이 끝난 뒤 한달여 만에 딸과 만나 뺨에 입을 맞췄다. 전가을이 소속팀인 현대제철로 떠나는 바람에 만남은 20분여 만에 끝났지만 얼굴을 매만지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한 달 만에 많은 것이 변했다. 출정식 당시 자신과 외로운 싸움을 하며 여자축구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을 쏟았지만 지금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왔다. 출정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딸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짧은 만남이 끝난 뒤 소속팀에 합류하는 딸의 뒷모습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경옥 씨는 "워낙 잘 울지 않는 아이가 출정식 때 눈물을 흘려 깜짝 놀랐다. 그래도 한 달 만에 환하게 웃는 딸을 보니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며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해 너무 자랑스럽다. 특히 스페인전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경옥 씨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다녀왔다고 토로했다. 승리했더라면 전가을의 역전 헤딩골은 한국 여자축구의 사상 첫 월드컵 결승골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 44분 동점골을 내주면서 그 기록도 사라졌다.
유경옥 씨는 "코스타리카전에서 멋진 골을 넣었을 때 너무나 흥분했다. 우리 딸이 사상 첫 승을 이뤄내는 결승골을 넣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기뻤다"며 "그런데 나머지 1분여를 넘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을 때 모든 것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이것을 이겨내고 스페인전 역전승을 해내 너무나 장하다"고 웃었다.
또 유경옥 씨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해외진출 제의가 들어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평소 딸의 소망이기도 했다"며 "어렸을 때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그토록 반대했는데 이를 꿋꿋하게 이겨내고 선수로 성공을 거둔 딸이 대견스럽다. 평소에 큰 꿈을 항상 가슴에 담고 다니는 아이기 때문에 지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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