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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반란 대신 '존경' 부른 화성FC의 아름다운 도전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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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반란 대신 '존경' 부른 화성FC의 아름다운 도전 [SQ현장]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6.24 2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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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맞아 선제골 내주고도 후반 파상공세로 동점골…아쉽게 졌지만 K리그 클래식 팀과 팽팽한 접전

[화성=스포츠Q 김지법 기자] 화성FC 선수들의 대한축구협회(FA)컵 돌풍은 16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화성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최강자를 가리는 FA컵에서 아마추어팀의 보루 화성이 보여준 투혼과 패기는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K3리그팀 화성은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5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비며 투혼을 발휘했지만 1-2로 패해 돌풍을 8강까지 이어가가지 못했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화성은 김동욱을 축으로 파상공세를 펼치며 서울을 몰아붙였다. 후반 25분 강인준의 중거리 슛이 상대 수비수 김남춘의 발을 맞고 굴절,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 [화성=스포츠Q 최대성 기자] 화성FC 선수들이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FC 서울과 후반전을 앞두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1-1 동점을 만든 화성은 더욱 강하게 공격에 나섰지만 후반 44분 윤주태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화성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아쉬움을 삼켰다. 팬들은 K리그 클래식 선수들과 대등하게 싸운 화성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김종부 감독과 화성 선수들에게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화성 선수들의 기량은 K리그 클래식 선수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훈련시간·급여 문제도 막지 못한 도전정신

화성의 대부분 선수들은 공익근무요원들이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근무 일정을 모두 끝낸 다음에 훈련할 수 있어 그만큼 시간이 부족하다.

김종부 화성 감독은 "근무를 마치면 훈련하기에도 빠듯하다. 선수들은 저녁을 먹고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도 못하고 훈련을 한다"며 "이런 상황에 전술적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도 조금씩 선수단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화성=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종부 화성 FC 감독이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서 벌어진 2015 하나은행 FA컵 FC 서울과 16강전서 선수드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화성 선수들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다. 연봉 없이 승리 수당만 주어질 뿐이다. 김종부 감독은 "수당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이기려고 노력한다"고 애써 웃음지었다.

그럼에도 화성은 K3리그에서 다른 팀을 압도하는 강호다. 선수들 스스로도 K3 최고 팀이라는 자부심이 상당하다. 김종부 감독은 "선수들 중에 프로 출신이 많다. 하지만 경쟁에서 밀리면서 이곳까지 내려와 자신감도 떨어지고 컨디션도 많이 망가진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다시 이 선수들을 잘 키워내 프로에 도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 역시 의식이 분명하다. 여기까지 내려와 뛰는 목적 자체가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 '스승보다 형', 먼저 다가가는 김종부 리더십

화성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김종부 감독은 빠르게 팀을 만들었다. 1980년대 최고의 축구 스타였지만 선수들에게 자신의 활약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직접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승과 제자보다는 형과 동생 사이로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었다.

▲ [화성=스포츠Q 최대성 기자] 강인준이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서 벌어진 2015 하나은행 FA컵 FC 서울과 16강전서 후반 26분 극적인 만회골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고 있다.

2013년 창단한 화성은 지난 시즌 2년 만에 K3리그 우승을 이뤘다. 올 시즌도 11승 1패로 B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FA컵에서 파죽의 3연승으로 K3리그 팀으로는 유일하게 16강까지 올랐다.

도전을 하는 선수들에게 상대가 어떤 팀인지는 무의미했다. 김종부 감독은 "상대의 전술에 맞춰 우리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 항상 우리가 했던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고 공격적으로 움직이도록 주문한다. 강팀과 붙어도 리그에서 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기 운영을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화성은 장기적으로 K리그로 올라갈 계획이 있다. 김종부 감독은 프로팀 전환에 대해 "빠르게 여기까지 올라왔지만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며 "올 시즌에도 K3리그 우승과 함께 전국체전 출전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훈련과 생활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당당하게 맞서는 도전정신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서울이라는 프로팀을 맞아 밀리지 않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아마추어팀 화성은 이미 자신들의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어디까지 진군했는지는 이미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어졌다.

▲ [화성=스포츠Q 최대성 기자] 화성 FC 팬들이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서 벌어진 2015 하나은행 FA컵 FC 서울과 16강전서 1-2로 아쉽게 패한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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