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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프로가 배워야 할 '화성FC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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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프로가 배워야 할 '화성FC 투혼'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6.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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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그들의 도전에 '아름답다'를 붙이는 건 적절치 않다. 연봉 없이 약 5~10만원에 달하는 승리수당이 대가의 전부인 K3리그 화성FC 선수들에게 지난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서 열린 프로리그 정상급 팀 FC서울과의 한판은 눈물겨웠다.

다가오는 주말, 슈퍼매치를 앞 둔 서울이 전력에 안배를 꾀했다 손 치더라도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엄연한 법,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울의 낙승을 예상했다.

▲ 화성FC 선수들이 후반전을 앞두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FA컵 16강전은 예상외로 팽팽했다. 서울의 날카로운 공세를 몸을 던져 막아내던 화성은 어느새 간담이 서늘한 슛을 시도했다.

▲ 화성FC 남광현(아래)이 몸을 날려 에벨톤의 패스를 막아내고 있다.

'마음가짐의 차이'였다. 화성 선수들에겐 특별한 동기부여가 있다. 프로를 경험했던 선수들에겐 아직 자신이 건재하단 사실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며 프로 선수가 꿈인 이들에겐 프로리그로의 진출 교두보가 될 무대인 것이다.

▲ 화성FC 정대선이 강력한 중거리 슛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 K3리그 유일한 16강 진출팀으로서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아마추어 팀'의 자존심이 있다.

▲ 화성FC 오주현(왼쪽)이 가슴 트래핑으로 볼을 받아내고 있다.

프로와는 다르게 돈에서 자유(?)로운 K3리그 선수들은 '축구를 진정으로 즐기는 열정'이 있다. 프로에서 말하는 '열정'보다 조금 더 원초적이라면 맞을까? 그런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소수의 팬들이지만 매 경기 감동을 받는다.

▲ 이날 화성FC 홈경기장을 찾은 관중수는 5832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그런 의미에서는 단순히 '강팀을 이기는 자존심'이 가장 큰 동기인 것이다.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만 다른 의미로 전혀 밑질 게 없는 화성FC 선수들은 그래서 '포기'를 몰랐다.

▲ 화성FC 공격수 박성진(위)이 FC서울 김용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찬스를 놓치고 있다.
▲ 부산아이파크에서 프로를 경험한 화성FC 골잡이 김형필이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친 후 매우 아쉬워 하고 있다.

전반 서울 에벨톤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후반 들어 오히려 파상공세를 펼쳤고 후반 32분, 화성 강인준의 중거리 슛이 상대의 자책골로 이어지며 동점이 됐다. 이 순간은 그 자리에 함께한 모든 이들에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한 화성FC 강인준이 동점이 확인 된 순간 환호하고 있다.

비록 후반 막바지 서울 윤주태에게 통한의 역전골을 내어주기는 했지만 화성 선수들의 환호, 아쉬움 그리고 포기를 모르는 투혼은 오히려 프로가 배워야 할 자세였다. 

▲ 화성FC 팬들이 클래식 강호 FC서울을 맞아 막상막하의 경기내용을 보이며 1-2로 석패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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