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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원정 끝낸 홍명보호, '해외파' 활용 조합짜기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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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원정 끝낸 홍명보호, '해외파' 활용 조합짜기 더 중요해졌다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2.02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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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홍명보 감독 유럽파 현장 점검...더욱 긴박해진 행보

[스포츠Q 강두원 기자] '홍명보호'가 이번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실시한 평가전 3경기에서 5개월여 뒤의 브라질월드컵에 대비해 어떤 성과와 비전을 찾았을까?

한창 리그가 진행 중인 해외파 선수들을 제외하고 K리그와 일본, 중국 등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멤버를 꾸려 야심차게 브라질로 출발했던 한국대표팀은 세차례 미주원정 평가전 경기내용을 놓고볼 때 국내파 주축으로는 더이상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1차전인 코스타리카전은 승리를 거뒀지만 한수 아래로 여겨지는 상대였음에도 17개 슛 중에 유효슛은 5개뿐이었고 득점은 1골에 불과했다. 골을 기록한 김신욱을 비롯해 이근호와 김민우, 고요한이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고 분주하게 뛰며 기회를 노렸지만 확실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심지어 코스타리카는 해외파가 포함되지 않은 국내파 위주의 사실상 1.5군이었고 2명이나 퇴장당했기에 2,3골을 넣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 삐걱거리는 공격 전개,확실한 마무리 부족,집중력 떨어진 수비

멕시코전은 수비가 극심한 난조로 보이자 공격까지 풀리지 않으며 대표팀 전체가 ‘멘붕’에 빠진 경기였다. 포백으로 나선 김진수, 김기희, 강민수, 박진포는 경기 내내 우왕좌왕하며 멕시코 선수들을 놓치지 일쑤였고, 압박수비는 물론 수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협력수비마저 불협화음을 보이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격은 미드필더부터 이루어지는 전개 이전에 쉬운 패스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멕시코가 기록한 전체 패스 수가 535개인 반면 대표팀이 기록한 패스는 288개로 절반 정도밖에 되지 못했으며 84.9%를 기록한 멕시코의 패스성공률에 비해 대표팀은 8%포인트가 낮은 76.7%를 기록했다. 기본적인 패스마저 실수가 잇따르자 맥이 풀리면서 집중력이 저하되고 확실한 골찬스에서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며 대패를 당했다.

미국전은 심기일전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리라 많은 축구 팬들이 기대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문전에서 선수를 두 명이나 놓치며 연달아 슛을 허용해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실점 역시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선수와 문전으로 침투하는 선수 모두를 놓치면서 추가골을 내줬다.

집중력을 가지고 반복되는 실수를 줄여나갔어야 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수비진에 실수도 실수지만 미드필더들이 수비진과 연계해서 2선에서 침투하는 선수에 대한 마크를 신경 썼어야 하나 그러지 못한 점도 실점에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평가전을 통해 나타난 이같은 문제점들은 국내파 중심의 조합짜기가 예상보다 어려우며 유럽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됐다는 현실론을 일깨우게 해준다.  

◇이제부터는 해외파 주축으로 월드컵 조합 짜야할 단계

득점력이 부족한 공격진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은 해외파의 합류이다. 한국대표팀의 현 공격진으로는 월드컵에서 빈센트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얀 베르통언(토트넘), 토마스 베르마엘렌(아스널) 등이 버티고 있는 벨기에 수비진과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알렉세이 베레주츠키(이상 CSKA 모스크바) 등 힘과 높이를 바탕으로 탄탄한 수비벽을 구축하고 있는 러시아를 상대하기란 벅차 보인다.

독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바이엘 레버쿠젠)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또는 중동에서 무서운 득점포를 터뜨리고 있는 남태희(레퀴야) 등이 합류한다면 기존 김신욱의 높이와 해외파 선수들의 빠른 스피드가 더해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미드필더 역시 기성용(선더랜드), 구자철(마인츠), 김보경(카디프 시티), 이청용(볼튼) 등 해외파 선수들이 온다면 보다 유기적인 패스플레이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번 평가전에서 중용되었던 고요한과(서울), 김민우(사간 도스), 이명주(포항) 등은 아직 2% 부족한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미국전에 선발 출장했던 이호(상주)는 상대 공격을 끊는 플레이는 준수했으나 패스는 대부분 빗나가며 대표팀의 공격마저도 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외파 미드필더 4인방이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원활한 공격 전개는 물론 1선으로 수준급의 패스가 공급돼 공간 침투에 능한 대표팀의 공격수들에게 보다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줄 것이다.

수비진에서는 해외파의 합류보다는 확실한 리더가 필요하다. 리더의 부재로 인해 수비진의 컨트롤과 동기부여, 집중력 고취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비는 축구의 다른 포지션보다 동료들과의 호흡과 다양한 경기를 통한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장서서 이끌어 줄 리더가 필수적이다.

적임자로는 중동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알 힐랄)가 있다. 얼마 전 한 언론에서 박지성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홍명보 감독이 두 번째로 찾을 베테랑으로 곽태휘가 꼽히는 등 그간 대표팀에서 보여준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국가대표 주전 센터백 콤비라고 할 수 있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가 합류한다면 경험이 부족한 좌우 측면 수비수들을 이끌고 안정적인 수비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세간에는 대표팀의 현재 부진을 타개할 비전이 전적으로 해외파에만 걸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경기력은 분명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박종우(부산), 이명주(포항), 이용(울산 현대) 등이 해외파와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치른다면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역시 평가전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와 맞붙은 한국 대표팀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안다. 그들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완벽한 전력을 갖춘다면 월드컵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듯이 해외파가 가세한 한국대표팀은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부진했던 국내파 자원들을 과감히 제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3연전은 오로지 국내파 중에서 월드컵에 데려갈 선수를 가려내기 위한 평가전이었다. ‘옥석가리기’의 실험은 이제 필요치 않은 시기로 넘어가게 된다. 5월 이전에 장기 훈련을 할 수 없기에 80~90% 완성된 홍명보 감독의 구상에 따라 선택적 조합짜기가 중요해졌다. 그래서 홍명보 감독은 미주원정이 끝나자마자 유럽파를 직접 현장에서 살피고 개인면담을 통해 자신의 구상과 접점을 찾는 일정을 서둘러 진행할 예정이다. 더욱 긴박해지는 행보다. 

홍명보 감독은 다음 달 6일 그리스 원정 평가전에서 해외파를 비롯해 월드컵에 나갈 최정예 멤버로 명단을 구성해 월드컵에 가기 전 마지막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리스전부터는 이번 3연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축구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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