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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대권잡은' SBS 드라마, 왕국 건설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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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대권잡은' SBS 드라마, 왕국 건설 성공 비결은
  • 박영웅기자
  • 승인 2014.04.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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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기자] '드라마 왕국 MBC'에서 '드라마 왕국 SBS'로.

최근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선전을 이어온 SBS가 사실상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형국이다. 이는 SBS가 지난해부터 이어온 기존 형식을 파괴하고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던 기조를 유지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시청자들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SBS 드라마의 성공 비결과 앞으로의 성적 등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수목극' 장악한 '너목들'로 시작한 2013 여름 반란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SBS 드라마국의 분위기는 침통 그 자체였다. SBS 드라마들은 같은 해 2월 13일부터 4월 3일까지 방송된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제외하면 일주일 모든 시간대 드라마들이 시청률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만들어 놓은 수목극 1위 위치마저 후속작인 '내 연예의 모든 것'이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으며 수성에 실패했다. 당시 SBS 관계자들 사이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자존심이 무너졌다, SBS 드라마의 진정한 위기 시기"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반전은 엉뚱하게 일어났다. 당시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던 SBS 방송국 내에서도 '버린 카드'라는 이야기를 듣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시청률 23%를 기록하는 등 폭풍 인기를 만들어 내며 단숨에 분위기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이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인기 비결에 대해 "기존 드라마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복합적인 장르를 과감하게 도입하고 판타지적 파격 소재를 도입한 것이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의 말처럼 당시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몰고 온 SBS 드라마에 끼친 여파는 상당히 강했다. 이후 SBS 드라마 관계자들은 스스로 파격적 소재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선언을 하며 큰 변화를 예고했다.

▲ 큰 인기를 얻었던 SBS 드라마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 [사진=SBS]

'너목들'로 인해 시청률 반등에 성공한 SBS는 이후 복합장르라는 새로운 무기를 통해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으며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잡는 데 성공했다.  SBS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후속작인 '주군의 태양'이 21.8%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상속자들'(25.6%)과 '별에서 온 그대'(28.1%)에 이르러서는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높은 시청률과 인기를 만들어 내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반을 SBS의 기간으로 만들었다.

◆SBS 드라마 인기몰이 이유

SBS 드라마의 인기비결은 '드라마 전용 장르물이 무엇인지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추격자'에서부터 다지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꽃을 핀 파격적 소재와 장르의 다양성을 들 수 있다. SBS 소속 한 관계자는 "SBS 드라마는 기존 소재와 장르에 일관하고 있는 경쟁사 KBS, MBC 드라마와는 달리 판타지, 법정, 호러, 스릴러, 청소년 드라마 등의 다양한 장르를 섞거나 새롭게 재해석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참신하게 다가가는 데 성공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쟁사인 KBS와 MBC가 기존의 장르만을 고집하며 변화에 늦었고 역사 왜곡 논란과 출연료 미지급, 느닷없는 작가교체, 쪽대본 등의 한국 드라마에서 이어지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를 벗어나지 못한 부분도 SBS가 드라마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군의 태양'의 한 장면 [사진=SBS]

◆드라마 왕국 타이틀 달았지만, 수성의 장애물도 있어
 
SBS가 지난해 여름 이후부터 올해까지 만들어낸 히트작은 총 4편에 달한다. 분명 드라마 왕국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수밖에 없는 성과다. 그러나 SBS가 앞으로도 장기간 드라마 왕국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는 SBS 드라마가 올 초까지 대형 히트작을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히트작들이 모두 수목드라마에 편중돼 요일의 다양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 최근 SBS 드라마들이 또다시 시청률 부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드라마 관련 연예 소속사 관계자들 역시 "SBS가 최근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는 했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는 최근 경쟁사들의 만만치 않은 반격으로 인한 기대작들의 부진 조짐과 월화드라마와 주말드라마에서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부진 등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BS가 현재의 '드라마 왕국'의 입지를 유지하느냐 마느냐는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SBS가 다양한 노력으로 차지한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은 쉽게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쟁자들과는 다른 장르와 소재를 통한 차별성이 이미 시청자들의 가슴과 머릿속에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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