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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마지막 불꽃투는 KIA 유니폼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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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마지막 불꽃투는 KIA 유니폼을 입고'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4.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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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베테랑 잠수함 피처, 넥센을 떠나 KIA로 둥지 옮겨

[스포츠Q 강두원 기자] 1999년 5월 29일 셰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경기. 애리조나가 8-7로 앞선 9회말 절체절명의 순간. 작은 키에 탄탄한 체구롤 가진 동양인 투수가 마운드에 섰다.

그는 약관 20세에 불과한 한국인 투수 김병현.

그는 상대 선두타자와 2번째 타자를 뜬공과 1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아낸 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마이크 피아자를 상대했다.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피아자를 맞선 김병현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마무리하며 데뷔전을 세이브로 장식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2001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3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한 김병현은 2010년까지 미국 무대를 지키며 메이저리그 통산 54승 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일본 라쿠텐을 거쳐 2012년 한국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금 10억 원에 연봉 5억 원, 옵션 1억 원 등 총 16억 원에 입단 계약을 맺고 한국 프로야구 무대로 복귀했다.

그리고 2014년 4월 10일, 김병현은 미국 무대로 떠난 지 15년 만에 고향 팀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병현은 이날 KIA의 좌완 투수 김영광과 1:1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을 떠나 KIA에 합류했다.

김병현은 올 시즌 넥센 개막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염경업 감독의 시선에서 멀어지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고 결국 2군행을 받아들여야 했다. 올 시즌 연봉 역시 종전 6억 원에서 4억 원이나 깎인 2억 원에 재계약하며 자존심의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는 적지 않은 나이임을 인지하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한 때 150km를 넘나들던 그의 직구는 이제 130km대에 머물고 있지만 싱커와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가다듬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자 했다.

선발에 대한 미련도 버린 채 구단에서 원하는 어떤 보직이든 소화하겠다며 각오를 다진 그는 이제 넥센의 자주색 유니폼이 아닌 KIA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한다.

김병현은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난 후 “고향팀에 오게 돼 기쁘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이제야 그 꿈을 실현하게 됐다. 앞으로 KIA와 고향 팬들을 위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KIA에는 서재응과 최희섭, 김상훈 등 광주일고 출신들이 많다. 그들과 함께 뛰게 돼서 기쁘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은 그동안 3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끊임 없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하며 투혼을 불살랐던 임창용이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하며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자 준비중이다.

김병현 역시 이제 선수생활의 막바지를 바라보고 있다.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그의 말처럼 올 시즌 KIA 마운드에서 그만의 역동적인 투구폼을 볼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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