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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빨아들이는 중국축구 '황사 펀드'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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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빨아들이는 중국축구 '황사 펀드' 실체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03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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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 1위 13억 거대시장 밑바탕, 알리바바 등 거대자본 유입으로 폭풍성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최용수 감독의 중국행이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공룡'으로 커가는 중국 축구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마치 쇠붙이를 먹어치우며 폭풍 성장하는 '전설 속 괴수' 불가사리를 보는 것 같다. K리그는 물론이고 일본 J리그도 중국 슈퍼리그를 당해내지 못한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장쑤 쑨텐으로부터 연봉 20억 원 제의를 받고 사실상 마무리 계약 단계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리그가 거대 자본을 앞세워 이후에도 K리그와 J리그뿐 아니라 전세계 우수한 축구 인재들을 빨아들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중국 리그의 거대 자본은 K리그와 J리그가 제어하기엔 그 힘이 너무 커져버렸다. 스타를 애국심이나 의리로 묶어두기엔 너무 벅차다. 아시아뿐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이탈리아 세리에 A 등 유럽의 명문 클럽과 영입 경쟁에서도 승리를 거둘 정도다.

▲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장쑤 쑨텐으로부터 거액 제의를 받은 가운데 중국 리그의 머니 게임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알리바바 지분 참여한 광저우, 삼바축구 접목

중국 리그의 금전 경쟁을 촉발시킨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지난해부터 중국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라는 든든한 후원군을 등에 업었다.

2013년까지 헝다 부동산그룹이 100%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알리바바가 지난해 6월 50%의 지분을 12억 위안(2179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해부터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구단 정식 명칭이 광저우 에버그란데 타오바오로 바뀐 것도 알리바아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분은 헝다 부동산그룹과 알리바바가 6:4로 나뉘어져 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알리바바의 지분 참여에 성이 차지 않았는지 주식시장 상장까지 노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일 홍콩발 기사를 통해 광저우 에버그란데 구단이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 중국 언론이 예상하고 있는 광저우 구단의 가치는 100억 위안(1조8156억 원)"이라며 "30억 달러(3조3795억 원)에 가까운 가치를 지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세리에 A 유벤투스나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보다는 높다"고 설명했다.

풍부한 자본을 앞세운 광저우는 마르셀로 리피, 파비오 칸나바로 등 이탈리아 커넥션에서 벗어나 삼바 축구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데려온 광저우는 2014~2015 시즌까지 토트넘 핫스퍼에서 뛰었던 파울리뉴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파울리뉴가 이제 막 전성기를 달리는 27세 선수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놀랍다.

광저우는 파울리뉴 외에도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활약했던 브라질의 호비뉴까지 노리고 있다. 호비뉴의 영입도 거의 확정적이다.

◆ 세계로 파고드는 차이나 펀드, 세계 축구시장 흔든다

중국 거대 자본의 힘은 비단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 리그 전반에 걸친 현상이다. 그 결과 세계적인 명장과 선수들이 속속 중국 리그로 유입되고 있다.

스콜라리 감독 말고도 그레고리오 만사노(베이징 궈안, 스페인 출신), 코스민 콘트라(광저우 푸리, 루마니아), 스벤 예란 에릭손(상하이 상강, 스웨덴), 아리에 한(텐진 터다, 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명장이 중국 리그로 모여들고 있다.

상하이 선화도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 뎀바 바 영입 경쟁에서 이겨내는가 하면 프랑스 출신 미드필더 모하메드 시소코까지 데려왔다. 중국 리그의 다른 구단들도 유럽리그에서 뛸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선수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중국의 거대 자본이 러시아나 중동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 축구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다롄 완다 그룹이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여 세계 축구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대성(베이징), 정인환(허난 전예), 김주영(상하이 상강), 조용형(스좌장 융창)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중국 리그를 택한다는 것은 결코 놀랍지 않다.

유럽과도 대등한 싸움을 벌이는 중국 리그의 머니 게임을 이겨낼 방법은 없다. 세계 1위 13억 인구가 있는 중국은 물론 홍콩, 마카오를 비롯해 전세계에 퍼져있는 중화권까지 포함한 시장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고작해야 5000만 인구의 시장 밖에 안되는 K리그는 너무나도 허약하고 초라하다. 중국 시장에 종속되는 것은 경계하면서 한국 축구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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