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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2승' 류현진, 다시 '미스터 언터처블'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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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2승' 류현진, 다시 '미스터 언터처블'로 돌아오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4.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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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골드슈미트도 삼진 2개로 봉쇄…2루 출루도 허용 안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되살아났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순식간에 무너졌지만 다시 '미스터 언터처블'의 위용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서 7이닝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을 내주고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하며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류현진 자신도 세번째 도전만에 시즌 2승(1패)을 올렸고 3.86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2.57로 떨어뜨렸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수는 99개였다. 이닝 평균 14개 정도 꼴이니 상당히 경제적인 투구를 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출루를 단 세차례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그 세차례 출루도 산발에 그치면서 2루도 내주지 않았다.

◆ 승부구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이처럼 류현진이 투구수를 아끼면서 무실점 호투할 수 있었던 것은 뺘른 공과 브레이킹볼의 적절한 조합이었다.

이날 빠른 공은 56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브레이킹볼은 43개였다. 이 가운데 커브는 8개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비율이 조금 더 높았다.
 
하지만 승부구는 빠른 공이 아닌 브레이킹볼이었다. 빠른 공은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가기 위함이었다. 빠른 공을 통해 스트라이크를 잡아냄으로써 타자들과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가고 브레이킹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현혹시켜 삼진 또는 평범한 타구로 만들어냈다.
 
실제로 류현진이 2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빠른 공으로 잡아낸 것은 고작 5개였다. 브레이킹 볼로 잡아낸 16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각각 8개와 7개나 됐다. 커브는 8개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데 활용했다.
 
삼진 역시 2개만 투심 패스트볼로 잡아낸 것이었고 체인지업 3개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슬라이더로는 폴 골드슈미트의 파울팁과 크리스 오잉스의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포수 팀 페데로위츠와 호흡도 좋았다. A.J. 엘리스의 부상으로 올시즌 처음으로 페데로위츠와 배터리를 이뤘지만 빠른 공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내는 공격적인 투구로 별 무리없이 호투를 이어갔다.

 
◆ 천적 골드슈미트, 두차례나 삼진으로 돌려세워
 
고무적인 것은 천적 골드슈미트를 두차례나 삼진으로 돌려세웠다는 점이다.
 
골드슈미트는 지난해 류현진을 상대로 14타수 7안타로 타율 5할을 기록했던 선수다. 이 가운데 2루타가 2개 있었고 홈런도 하나 때려 5타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을 괴롭혔던 대표 타자다.
 
골드슈미트는 호주에서 열린 개막전에서도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류현진을 괴롭혔지만 이번에는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1회말 1사 1루의 첫 타석은 류현진에게 다소 불리했다.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애런 힐을 3루수 앞 땅볼로 유도, 더블 플레이로 잡아낼 수 있었지만 후안 유리베가 빨리 공을 던지지 못해 아웃카운트를 하나 밖에 잡아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2볼 상황에서 투심 패스트볼 2개로 연속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파울팁 삼진을 잡아냈다.
 
4회말 두번째 타석에서도 슬라이더와 빠른 공으로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뒤 슬라이더로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했다. 타구는 워닝 트랙(담장 앞 잔디가 없는 부분)까지 날아갔지만 슬라이더가 낮게 제구되면서 포물선을 그렸다.
 
6회말 세번째 타석 역시 투심과 체인지업으로 각각 파울과 스윙을 이끌어낸 뒤 투심 패스트볼로 골드슈미트를 꼼짝 못하게 하는 삼진을 잡아냈다.
 
올시즌 벌써 홈런 5개를 때린 마크 트럼보 역시 류현진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말 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뒤 4회말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했고 7회말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 네차례 등판서 세차례 무실점 '에이스의 품격'
 
류현진은 올시즌 네차례 등판해 샌프란시스코전 대량 실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이 가운데 애리조나와 호주 개막전은 5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원정 개막전을 포함해 모두 7이닝을 던졌다. 7이닝 무실점의 투구를 벌써 두차례 기록했다는 것은 점점 류현진이 '언터처블'로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류현진이 이처럼 큰 위기를 맞지 않는 것은 빠른 공을 비롯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하게 던질 줄 안다는데 있다. 네번째 등판에서는 커브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이는 제구가 안됐기 때문은 아니었다. 승부를 펼치다보니 커브를 많이 던지지 않았을 뿐이다.
 
류현진은 이로써 샌프란시스코전을 제외하고 19이닝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연속 기록이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의 기록도 쉬운 것이 아니다. 특히 무실점 경기 3경기가 모두 원정경기였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 피안타를 많이 기록하고 대량 실점했던 것은 잦은 등판으로 피로가 쌓여 공이 주로 가운데로 몰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엿새를 푹 쉬고 나온 뒤 체력을 끌어올린 류현진의 모습은 역시 '에이스의 품격'을 느끼게 하는 '언터처블'이었다. 류현진의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 다음 경기가 샌프란시스코전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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