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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그림자였던 산체스, '런던의 왕'에서 '남미의 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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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그림자였던 산체스, '런던의 왕'에서 '남미의 왕'이 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0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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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2인자 뒤로 하고 아스널서 최고 스타 등극…아르헨 꺾고 칠레의 첫 우승 견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FC 바르셀로나 시절 리오넬 메시의 그림자에 불과했던 알렉시스 산체스(27·아스널)가 이젠 진정한 1인자가 됐다. 메시도 들어올리지 못한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당당하게 품에 안았다.

산체스를 앞세운 칠레는 5일(한국시간) 산티아고 에스타디오 나시오날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연장 전후반까지 120분 동안 0-0으로 비긴 뒤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4-1로 이기고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코파 아메리카 대회가 출범한 1916년 이후 칠레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 칠레는 1955, 1956, 1979, 1987년에 준우승만 네 차례 차지했지만 홈팬들 앞에서 환호성을 올렸다.

칠레의 공격을 이끈 것은 4골로 공동 득점왕에 오른 에두아로드 바르가스였지만 칠레의 진정한 '킹'은 산체스였다. 산체스는 이번 대회에서 1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바르가스와 투톱을 이뤄 동료 선수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산체스는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에서는 바르가스가 다소 부진하자 자신이 직접 돌파하고 슛을 날리는 등 칠레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37분에는 날카로운 발리슛으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우협하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승부차기였다. 아르헨티나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키커인 곤살로 이과인과 에베르 바네가가 실축 또는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산체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산체스가 넣으면 그대로 칠레의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산체스는 메시 앞에서 아르헨티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를 완벽하게 속이는 파넨카 킥을 시전했고 공은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했다. 칠레의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산체스는 유니폼 상의를 벗고 칠레 팬들의 환호성을 온몸으로 느꼈다. 선연히 드러난 산체스 초콜릿 복근은 금빛으로 출렁였다.

어쩌면 산체스의 이러한 행동은 메시를 의식한 것일지도 모른다. 산체스는 2011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이탈리아 우디네세에서 바르셀로나로 옮기는 과정에서 2600만 유로(324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지만 메시의 그늘에서 2인자여야만 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적료 3500만 파운드(615억 원)에 아스널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런던의 왕'이 됐다. 또 칠레의 킹으로 활약한 코파 아메리카를 통해 남미의 왕으로 거듭났다. 이제 산체스는 메시가 가장 부러워하는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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